소천하기 50일 전과 그날의 1년 전
지난주 화요일에 어머니 간호하다가 허리 근육이 뭉쳐 심한 요통을 앓았다.
한 주가 흐른 오늘 스트레칭과 파스만으로 70퍼센트 정도 회복됐다. 운전하는 동안 조금 편해진 허리에 다행스러워하며 병원에 도착해 어머니를 뵀는데, 여전히 침을 많이 흘리고 계셨고 표정도 고통을 호소하신다.
간단하게 간호하지 않고 세심하게 한 부분씩 개선시켜 갔다. 6월 초에 독한 약들을 끊기로 하고 간호 시간에 기도를 더 하고 위생 케어는 줄이기로 했지만 말이다.
특히 오늘 씻겨드린 발에 심각하게 덮인 때가 모두 벗겨지니 미안하고 어려운 마음도 살짝 풀렸다. 손톱 발톱까지 모두 정리하느라 허리가 몹시 고생했는데 자연스럽게 운동이 된 덕인지 요통이 크게 줄었다.
몸도 아프고 마음도 아픈 하루하루 보내다가 하루를 바쁘게 병원에서 애쓰고나니 존귀한 시간에 자존감 도둑을 생포해 회복되는 기분이 든다.
돈 버는 시간, 생산적인 인생, 빚을 갚아가는 통장 잔고도 중요하지만, 생명을 보호하고 지키며 얻는 자족과 가치 또한 (더) 중요하다.
관장을 하고 매번 어머니 발을 씻기다가 오늘 오랜만에 엄마 발의 각질을 벗겨내며 지압과 마사지까지 한 덕분인지 침을 안 흘리고 편안한 표정이 되셨다. 얼마나 때가 많이 밀려 나오는지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십자가 죽으심 전에 예수가 씻기신 제자들 발이 생각난다. 때 천지인 내 영혼의 발은 내밀지 않고 산다. 부끄럽다. 내밀지 않고 사는 것이 부끄러운 거지 지저분한 오물이 부끄러운 게 아니란 걸 생각하다가 가슴이 답답하고 허전해진다. 그래도 막막하지 않은 것은 천국을 소망하고 믿기 때문이다.
2017.08.29
기온이 급하게 변하면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에겐 감기가 유행한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상태의 중환자가 겪는 감기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따른다. 폐렴으로 죽음이 가까이 놓인다. 보호자인 나는 엄마의 감기를 접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안 그래도 냄새가 좋지 않은 병실 공기가 몹시 탁하게 느껴진다. 감기 환자는 목욕시킬 수 없어 그나마 일주일에 한 번뿐인 침상목욕이 스킵되고, 병실 공기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고약하게 다가온다. 중환자가 모여 있는 병실에는 어머니를 비롯한 환자들 모두 주사액에 의지해 연명하고 계셨다.
손발의 각질을 제거하고 얼굴과 입안을 깨끗하게 해드리려고 준비하는 동안 엑스레이 사진을 찍으러 다녀왔다. 부드럽게 침상이 이동되도록 돕는 나와 병원 직원은 다르다. 호스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정리하는 나와 달리 직원은 빨리 하는 게 중요하다. 침상이 아슬아슬하게 장애물들을 피해 갔다. 엄마 얼굴이 기침과 가래로 일그러질 때 내 가슴에도 아픈 파문이 일어난다.
토요일 회사 행사에서 누적된 피로가 주일에 풀리지 않아 대체휴일인 월요일 오늘, 몸이 천근만근이지만 병원에 안 오면 안 되는 날이었다. 7월 병원비도 내야 했고 티슈와 비닐장갑 등 소모품과 테가돔도 떨어져 사두어야 했다. 이 자유롭지 않은 일상에서 영원한 자유를 꿈꾼다. 욕심 낼 세상의 유익이 하나도 안 보인다. 내게 욕망이라면 가족들 잘 부양하고 어머니 편히 계시도록 돕는 일상 외에는 딱히 없다.
그러한 가운데 병간호 마치고 집에 돌아갈 때 부는 바람은 시원하여 위로가 된다.
201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