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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랑 Nov 05. 2018

편지3






입덧이 없다며 자랑하고 다닌 지난 몇주가 무색하게도 너는 뒤늦게 존재를 알려왔다. 이제야 조그만 너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게 맞구나 하고 조금씩 실감이 간다. 스크린으로 너를 다시 볼 날을 기약하며 다시 나는 일상을 살고있다.


요즘따라 아기가 찾아오지 않아 불안해하는 얼굴들을 자꾸만 만난다. 대체 나에게는 어떻게 이런 행운이 왔나 싶다가도 맞은편 마음이 얼마나 헛헛할까 싶어 활짝 웃지도 못한다. 다들 너 처럼 헤메지 않고 엄마를 찾아 왔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한 부모들은 길고 어려운 길로 들어서게 되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감히 상상도 못할 짐의 무게에 울컥 눈물이 난다. 그들에게 기다리는 소식이 닿을 수 있게, 아직 길을 찾지 못한 친구들을 네가 데려와주렴.





오는길에 지하철에서 처음 자리를 양보받았다. 고맙다고 몇번을 꾸벅꾸벅 인사하다 울컥해서 또 글썽거렸다. 그러다 옆 자리에 앉는 학생에게서 나는 감자튀김 냄새에 냉큼 엄마한테 감자볶음 해달라 문자하는 나는 눈물 많고 철없는 엄마가 되려나. 그나저나 너는 나중에 감자를 얼마나 좋아하려고 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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