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살 때도,
자취를 할 때도,
음식은 생존 수단 일 뿐
플레이팅도 맛도 개의치 않던 날들이 무색하게도
연중무휴 삼시 세 끼를 하는 요즘이다.
캐나다에서 아이와 지내는 일상은
5할이 요리, 3할이 장 보기,
나머지는 라이딩.
그전에 내가 어떤 능력으로 대단한 삶을 살았건,
여기서는 그저 운전을 할 수 있는 요리사가 백 점짜리 엄마다.
저렴한 가공식품을 사는 곳,
신선한 야채를 사는 곳,
한국인이기에 필요한 한식을 사는 곳을
하루에 하나씩 돌다 보면 다음 차례가 온다.
다녀와서는 엉덩이 붙일 새 없이 식재료 소분.
아이와 나 둘 뿐이니 소분해두지 않으면 금방 상한다.
둘이라고 필요한 양념 수가 적기를 하나.
양만 적을 뿐이지 가짓수는 대식구와 똑같다.
집이 작다고 먼지가 덜 쌓이기를 하나.
이런 건 왜 쓸데없이 공평한지 모르겠다.
일주일이 뭐람, 한 달도 금방 간다.
마치 모든 것에, 구석구석 내 손이 필요한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으나, 사실은...
고연차에 휴직해서 감 잃은 직원은 필요 없는 이 전의 회사도,
애 딸려 시간 제약 많은 워킹맘은 필요 없는 새로운 회사도,
도움이 필요만 하지 줄 수는 없는 걸 아는 가족도,
먼저 연락하는 법 없는 고요한 생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