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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승주Ivy Oct 29. 2022

알면 지옥의 문을 열지 않는다

무리한 다이어트와 식이장애는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일까?


구석기시대 DNA를 지니고 있는 인간의 몸은 다이어트를 모른다. 

굶으면서 혹독한 운동으로 몸 안에 충분한 자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생존의 위협으로 받아들여 뇌와 모든 장기들이 생존 모드로 전환된다. 

충분히 먹었음에도 나중에 식량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먹은 것들을 지방으로 전환시키고, 더 먹으라고 명령한다. 


에너지를 비축하려고 신진대사 활동이 느려져진다. 조금만 먹어도 체중이 증가하고 식욕은 왕성해지다 못해 특정한 음식에 집착하는 형태도 보인다. 내겐 초콜릿 디저트가 집착의 대상이었고 나는 항상 달콤한 유혹에 졌다.


시대만 바뀌었을 뿐 인간의 몸은 여전히 구석기시대의 인간의 몸과 다를 것이 없다. 

생존을 위해 진화해온 인간의 몸은 삶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영양소가 들어오지 않으면 인체학적으로 봤을 때는 생존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굶주린 사람이 이성을 제어하지 못하고 폭식하는 이유는 당연한 자연의 이치이다. 이는 의지의 문제보다는 수천 년 전부터 전해져 온 구석기시대의 DNA로부터 비롯되었다.


햇볕을 쬐고 코끝을 포근히 감싸는 자연의 향기를 만끽하는 삶, 꽃과 나무와 인사하고 바람을 벗으로 삼으며 하늘에 있는 구름과 태양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살고 싶었다.


외부로부터 가슴 깊숙이 찌르는 상처의 말과 행동들에 아프더라도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내가 통제할 수 없기에 그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최선을 다해 사랑하면 된다. 우리는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자신을 사랑한다'라는 것이 막연해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모를 때 매일 반복되는 일상 중 입가에 미소 짓게 하는 5가지만 생각해서 적어보자. 


1. 사람들과 함께 줌바를 할 때 살아있다는 느낌을 준다.

2. 땀 흘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기분이 좋아진다.

3. 고요한 새벽에 책을 읽다가 갖고 있던 고민을 어루만지는 구절을 만났을 때 설렌다.

4.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곳을 갈 때 재밌고 즐겁다.

5.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들과 소소한 대화를 하며 오늘 있었던 일들을 주고받는 그 순간이 이유 없이 좋다. 


기분을 좋게 하는 다섯 가지를 매일 하면 행복한 사람이 된다. 

스스로가 행복한 사람이 되면 주위 사람들에게 행복이 전해질 것이고 행복은 사랑과 결합해 진한 인간의 향기를 매일 꽃 피울 것이다. 


식이장애의 시작은 남과 비교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릴 때부터 보던 TV에 나오는 마른 연예인들이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미(美)라고 무의식적으로 주입당했다. 정상적인 표준 체중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무심코 하는'너 살쪘어' 한마디의 상처로 실험실의 쥐처럼 다이어트 실험을 했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다이어트는 구석기 DNA를 가지고 있는 인간에게는 항상 실패로 돌아온다. 잠깐 동안에는 체중을 감량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굶는 다이어트나 원푸드 다이어트는 성립되지 않는다.


이를 모르는 현대인들은 수많은 다이어트 정보에 혼란스러워 여러 다이어트를 쫓다가 수많은 다이어트 유혹 상품에 휩쓸려 시간, 돈 낭비를 하기도 한다.


작심삼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다이어트에 수없이 좌절되며 자신의 의지를 탓하고 더욱더 혹독한 다이어트 감옥에 스스로를 가둔다. 몸 안에서는 영양소를 달라고 부르짖는데 날씬해야 된다는 강박이 귀를 막고 있어 듣지 못한다.


영양소를 외치던 몸이 생존에 더 위협을 느끼자 보이는 대로 먹어치워라라는 최후의 결단을 내린 결과 폭식증의 노예로 전락하고 만다. 


세상에 수많은 다이어트가 존재한다


구석기시대(펠리오), 비건, 간헐적 단식, 황제, South beach, Raw food, 생채식, 저탄 고지, 덴마크, 칼로리 제한, 원푸드 다이어트 등 

화려한 이름 뒤의 진실은 몸에 충분한 영양소를 공급하지 않고 몸을 굶주려 체중을 감량하도록 한다. 


이를 모르는 구석기 DNA를 가진 신체는 음식이 들어오지 않자 생존이 위협하다고 판단 내려 생존 모드로 돌입한다. 


이때 몸은 정상적인 체중을 지키기 위해 복합적인 생리학적 반응과 호르몬 반응을 일으킨다. 

공복일 때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그렐린, Ghrelin' 호르몬이 폭발적으로 분비되고 이로 인해 식욕이 강해진다. 따라서 음식에 대한 갈망이 심해지고 집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존 모드로 변한 몸은 체내에 저장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려고 1칼로리마저 효율적으로 쓰기 때문에 신진대사를 느리게 만드는 동시에 체온을 떨어뜨린다.

굶으면 탄수화물이 먼저 빠지고 근육이 빠진 다음 지방질은 제일 마지막에 빠진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면 근육이 먼저 빠진 줄 모르고 그저 몸무게가 줄어든 것을 확인한 후 다이어트에 성공했다고 착각한다. 


지방질이 빠질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중간에 과, 폭식을 해서 오히려 살이 찌는 것이 요요현상이다. 

굶어서 뺀 살은 우리 몸의 산성농도와 호르몬 대사를 망가뜨린다. 

신진대사가 충분히 이뤄지게 하려면 적어도 자신의 기초대사량만큼 칼로리 섭취가 이뤄져야 한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기초대사량만큼도 먹지 않는다면 몸은 생존에 큰 위협을 느껴 칼로리 부족 상황에 맞추느라 신진대사를 느리게 만든다.


생존 모드에서 벗어나기 위해 뇌는 보이는 음식이 있으면 먹으라고 명령한다.


생존 모드로 변화하는 인체의 구조를 모르는 사람들은 소위 입이 터져 폭식했다고 말한다. 이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명령하는 뇌에 따라 몸이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를 모르는 사람은 폭식 후 자신의 나약한 의지를 비난하고 죄책감을 갖는다. 그리고 다시 다이어트 모드에 돌입한다. 또 몸을 굶주려 생존 모드 스위치를 켜서 신진대사를 느리게 만든다.


몸은 이전에 굶었던 경험이 축적되어 음식이 안 들어올 것을 대비해 포도당을 에너지로 소비하는 대신 지방으로 변환해 몸에 저장시킨다. 


우리는 이를 모르고 굶다가 과, 폭식을 하기를 반복한다. 

이 과정으로 먹는 것에 집착이 생겨 식탐이 커질 수 있다.  

하지 마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법 우리는 다이어트를 할 때 먹어선 안 되는 금지 음식들을 정해놓는다. 예를 들면 초콜릿, 빵, 아이스크림, 과자가 해당된다. 


심리학자 프리치 하이더(Fritz Heider)는 박탈당한 것에 대한 욕망이 실제로 커진다고 말했다.

음식을 박탈당하는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갈망'이 점점 커진다.


다이어트는 단기적인 기아 형태다. 기아상태에서는 이성을 붙잡고 식사가 불가능하다. 

대부분 허겁지겁 정신없이 음식을 흡입하게 된다. 


우리 뇌가 의지력으로 먹는 것을 통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굶은 몸이 영양분을 공급받아야만 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날씬하고 싶은 욕구와 무관한 채로 뇌는 영양분을 공급하라고 명령한다.


몸이 굶주렸을 때 건강하고 균형 잡힌 음식들을 먹으면 좋겠지만, 뇌는 주인이 먹었을 때 도파민이 많이 나왔던 음식들을 기억해낸다. 


대부분 달달한 디저트류들, 기름기가 많은 튀긴 음식들, 중독성이 강한 매운 음식들이면서 부족한 칼로리를 빨리 채울 수 있는 음식들이다. 


빠른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도파민을 분비하기 위해 몸은 뇌에게 이러한 음식들을 먹으라고 명령한다.


사람들은 강력한 뇌의 명령에 '한 입은 괜찮겠지' 하며 먹었던 한입이 걷잡을 수 없는 폭식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체중을 줄이고자 혹독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스스로를 지옥에 내 던지는 것과 마찬가지지 않을까. 다이어트가 성립되지 않는 이유를 알면 지옥의 문을 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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