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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기녀 Sep 09. 2022

처음이니까 괜찮아요

처음은 늘 짜릿하고 또 애처롭다

요가 가는 . 룰루. 요즘 매일같이 입는 교복이다. 단이 살짝 컷팅된 부츠컷 레깅스. 일상복 같아서 갈아입는 번거로움이 최소화되어 너무 좋아 자주 애용한다.


상의는 ASAP의 기존 의미를 재해석한 메시지 티샤스. as slow as possible. 가능한 느리게. 티셔츠를 입는 것만으로도 묘한 해방감이 든다. (청개구리라서)

이번 요가는 여선생님의 지난번 체어 요가로 크게 감명?을 받은 뒤. 아 이렇게 도구를 활용하거나 변형된 형태로 숙련을 보다 재밌고 쉽게 익힐 수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유니버설 요가라는 클래스를 신청했다. (이 정도면 나 향기녀 아니고 덜커덕으로 닉네임 바꿔야 되는 거 아니냐고)


요가 매트를 보통 한 개만 쓰는데 이 수업은 재미있게도 두 개의 매트를 크로스로 교차하여 180도. 360도로 돌면서 반복하며 연습해야 하는 동작을 여러 번 지속 진행하는 어찌 보면 사이클이다. 유니버설 요가 클래스 기획의도도 기존 요가 수련의 패턴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퀀스와 방향성으로 움직이며 다이내믹하게 때론 부드럽게. 고정관념을 깨고 의식을 확장하는 거란다. 요가 매트를 곂치는 것만으로도 방향이 무한대로 늘어난다.


아니 그런데 요가원에는 오자마자 유난히 핸드 스탠드 연습하는 멋진 오빠들이 많았는데 아뿔싸. 그랬다. 이 수업 중급자 이상의 인텐시브 클래스였던 것. 중간에 핸드 스탠드 발차기가 도저히 안 되는 나를 보며 선생님은 안쓰러워하지 않으시고 용기를 주신다


“ 처음 온 사람들 처음이니까 괜찮아요. 잘하는 사람 어떻게 하는지 구경을 먼저 하세요.


저도 다른 운동 처음 배우면 선생님이 아무리 제대로  알려줘도 그대로 못 따라 해요. 처음엔 다 그래요. 옆 사람이 오늘 잘 챙겨주고~”



누구에게나 처음은 짜릿하고 애처롭다

선생님. 멋있고 따뜻해. 힝구. 감사합니다. 용기 주셔서. 기 안죽고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처음부터 숙련자 같은 사람이 어디있으랴. 사실 요가 수업이라는 게 같은 플로우 대로 진행을 할 때 같은 동작을 해도 수련자의 숙련도에 따라 동작의 정확도나 깊이감이 몹시 매우 많이 다르다. 나는 왜 안되지 현타 맞을 때가 많지만 저런 요기니 분들은 대부분 거의 매일 수련하신다고^^ 반복된 성실하고 정성된 수련만이 몸으로 나에게 답을 준다

나도 언젠간 애처롭지 않아 보이는 요가 매트 안에서 내 몫을 해내는 요기니가 되고 싶다. 땀 한 바가지. 나마스떼. 오늘도 모질 이 미생은 용기를 내며 조금씩 부딪혀 봅니다.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한 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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