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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안 했어요?

부정문 - 한 글자로 완성하는 부정문의 마법

by 아이원 Mar 28. 2025

지금까지 기본 동사, 시제, 조사에 대해 함께 공부했다.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은 주말에 대한 간단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학생마다 그 성과는 다를 수 있다.


매일 꾸준히 복습하는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새로운 문장을 만들거나 외운 단어를 활용하여 대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표현을 사용하여 나를 놀라게 하기도 하고,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어 나를 뿌듯하게 만들기도 한다. 가르쳐 주지 않은 문장임에도 스스로 문법을 적용하여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볼 때면 강사로서 큰 희열을 느낀다.


하지만 복습을 전혀 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다. 어쩌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숙제는 하지만 어휘나 문법 복습은 소홀히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경우, 이미 배웠던 표현조차 기억하지 못해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고, 대답은 더더욱 어려워한다. 나는 이러한 상황을 가장 경계한다.


언어 공부에 있어서 스트레스는 적이라고 생각하기에 공부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화 중에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좌절하는 경험은 언어 공부에 벽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될수록 언어의 장벽은 점점 높아져 뛰어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복습을 강조하는 편이다. 스스로 복습을 한다면 말하기 연습을 더 많이 할 수 있어 실력이 훨씬 향상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수업 시간에라도 복습을 충분히 하여 익힌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제대로 익히지 않고 넘어가면 모르는 어휘가 계속 쌓여 나중에는 복습할 엄두조차 나지 않기 때문이다. 어휘와 문법 부족은 질문 이해도를 떨어뜨려 언어의 장벽을 더욱 높이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 결국 학습을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는 배운 내용의 복습이, 강사에게는 배운 어휘나 문법을 활용해 쉬운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숙제 안 했어요?

한국어는 영어에 비해 의문문을 만들기가 쉽다. 입문 단계에서는 의문문과 마찬가지로 부정문을 만드는 것 또한 훨씬 쉬운 편이다. 문장의 형태를 유지한 채로 단 한 단어만 붙여주면 된다. 바로 ‘안’이다. (‘못’도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안’만 다룬다.)


기본 동사 앞에 ‘안’을 붙여주면 부정문이 된다.  

     어제 회사에 안 갔어요.   

     오늘 친구 안 만나요.   

     ‘오징어 게임’ 안 봤어요.   

     운동 안 했어요.   


여기서 주의할 점은 ‘-하다’로 끝나는 동사의 경우 ‘하다’ 앞에 ‘안’을 붙인다는 점이다.

‘공부하다, 요리하다, 운동하다, 등산하다’처럼 ‘-하다’로 끝나는 동사는 원래 목적어인 명사와 ‘하다’가 합쳐진 것이다. ‘공부를 하다, 요리를 하다, 운동을 하다, 등산을 하다’에서 목적격 조사 ‘을/를’을 생략한 형태이다. 그래서 ‘하다’ 앞에 ‘안’을 붙여 ‘공부 안 해요, 요리 안 해요, 운동 안 해요, 등산 안 해요’처럼 쓸 수 있다.


이처럼 기본 동사를 알고, 현재형으로 변형하는 것까지만 제대로 할 수 있다면 부정문을 만드는 것도, 의문문으로 바꾸는 것도, 심지어 과거형으로 변형하는 것까지도 매우 간단하다. 이는 곧 알고 있는 동사가 많아질수록 대화의 폭이 더욱 넓어진다는 의미이다. 어휘를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데, 어휘 공부와 복습에 시간을 쓰지 않는 것은 큰 손해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 복습을 미루는 학생들에게 이 점을 꼭 알려주어야 한다. 배운 어휘에 대한 복습만 잘해도 질문과 대답이 쉬워질 것이라고, 어휘가 늘어날수록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대화가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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