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으로 곤두박질치는 듯할 때
재빨리 두 다리를 곧게 저 하늘 위로 뻗어 올려
구름 한 톨 없는 말간 하늘에 닳아빠진 운동화 살짝 걸릴 듯 말 듯
뭉클한 게 설렘인지 두려움인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찌릿한 느낌
움츠러든 두 다리를
더 자신 있게 뻗어 차올리면
나는 점점 더 위로 또 위로
살갗을 스치는 상쾌한 바람을 느끼며
위로 또 위로
자신감이 붙은 두 다리는
더 높이 올라볼까?
더더욱 움츠러들었다가는
그만큼 더 힘차게 뻗어나간다
세상이 뒤집어져 하늘을 걷는 듯한 착각
뭉클하고 찌릿한 느낌
더 높이 도약하려면
더 잔뜩 움츠려야 한다는 것을
내 두 다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내 인생도 그러할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