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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를보다 Jan 22. 2023

무제19

두 눈을 감고 

경건하게 맞이하는 물줄기

살갗이 벌겋게 달궈질 만큼의 온도

정수리에서부터

새끼발가락까지 

부드럽게 적시면

자연히 내뱉어지는 한 숨 


그 한 숨에 

고민과 눈물

미워하는 마음

뒤엉킨 괴로움들이 

여러 갈래의 물줄기로 

따끈히 녹아들어

다 씻겨내려가버릴 거야


도톰한 수건 한 장

내 몸을 감싸면

말끔히 개인 얼굴에는

무지갯빛 미소가 떠오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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