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일 일요일
나는 나에 관한 정보를 많이 흘리는 사람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요즘 무엇을 먹고 있는지, 어떤 책을 읽고 있는지, 어떤 영화를 보았는지, 어디에 다녀왔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요즘 기분이 어떤지 쓰고 말하고 보여주고 알린다. 나를 제대로 알려주고 제대로 이해받고 싶은 마음, 나와 내가 보여주고 싶은 나의 간극을 줄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그러면 좋겠다. 그에 관해 제대로 알고, 되도록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그를 사랑하고 싶다. 그러기에 내게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얼마나 알고 있을까.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요즘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내가 너무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 그는 그런 걸 원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리고 싶어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자기만 알고 싶을 수도 있다. 아니면 지금 내가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 그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을 수도 있다. 아예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가끔 인간은 너무 개별적이어서 우리가 한 공간에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서로를 사랑한다는 사실이 기이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