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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유록 Apr 14. 2022

남해에서 여럿이 살고 술은 셉니다

남해에서 여럿이 살고 술은 세지만

코 피어싱을 한 바람에

한 달간 술은 못 마십니다.  

한 달 뒤에나 오세요.

코 피어싱도 빼놓고 정신도 빼놓고

코도 입술도 부딪혀보려고요.

바다에 부딪히는 바람에

배달음식도 못 먹고

밤엔 집에서만 놀아요.





가로등 하나 없지만 별빛이 가득한

고불고불한 거리를 지나오세요.

낙법을 배워 오세요.

떨어지는 마음에는 소용없지만

밭에서 구를 땐 요긴합니다.

맥주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당신은 독 안에 입장했습니다.

시골적 허용도 시적 허용도 어림없어요.

허용하는 것은 오직 사랑.

사랑만이 길도 밝히고 코 피어싱도 밝히고

부서지는 바다도 밝혀요.  



  


별을 조각내어 코에 걸어 봅니다.

파마가 풀릴까 봐서 하며

머리카락을 베베 꼬아봅니다.

자기표현에 제법인 나는

사랑 표현엔 아직도 약해요.

코 피어싱이 덧날까 술은 못 마십니다.

한 달 뒤에나 오세요.

남해는 유채가 한창이에요.

유채꽃을 보려거든 지금 오세요.

남해는 사랑이 한창이에요.

시를 왜 쓰냐면은 사랑엔 철이 없어요.







* 이원하 작가님의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오마주 해보았습니다.

남해엔 유채꽃이 한창입니다.

계신 곳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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