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여럿이 살고 술은 세지만
코 피어싱을 한 바람에
한 달간 술은 못 마십니다.
한 달 뒤에나 오세요.
코 피어싱도 빼놓고 정신도 빼놓고
코도 입술도 부딪혀보려고요.
바다에 부딪히는 바람에
배달음식도 못 먹고
밤엔 집에서만 놀아요.
가로등 하나 없지만 별빛이 가득한
고불고불한 거리를 지나오세요.
낙법을 배워 오세요.
떨어지는 마음에는 소용없지만
밭에서 구를 땐 요긴합니다.
맥주 한 모금이라도 마시면
당신은 독 안에 입장했습니다.
시골적 허용도 시적 허용도 어림없어요.
허용하는 것은 오직 사랑.
사랑만이 길도 밝히고 코 피어싱도 밝히고
부서지는 바다도 밝혀요.
별을 조각내어 코에 걸어 봅니다.
파마가 풀릴까 봐서 하며
머리카락을 베베 꼬아봅니다.
자기표현에 제법인 나는
사랑 표현엔 아직도 약해요.
코 피어싱이 덧날까 술은 못 마십니다.
한 달 뒤에나 오세요.
남해는 유채가 한창이에요.
유채꽃을 보려거든 지금 오세요.
남해는 사랑이 한창이에요.
시를 왜 쓰냐면은 사랑엔 철이 없어요.
* 이원하 작가님의 시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를 오마주 해보았습니다.
남해엔 유채꽃이 한창입니다.
계신 곳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