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_할 말이 있어

본문 23

by 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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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 먹고 다시 작별 인사를 한다. 딸들은 별말 없이 '잘 가'하고 손을 흔드는 게 다였다. 아쉬움도 없고, 그렇다고 좋아하는 건 또 아닌 것 같은데 싫어하는 것 같지도 않다. 다만 나오지 말아라, 하는데도 둘 다 집에서 한참 떨어져 대어 둔 애 아빠 차 앞까지 따라 나왔다. 우리도 인사를 한다. 밥 잘 챙겨 먹고, 항상 조심하고, 애 아빠가 먼저 운전석 문을 열고 들어가 앉았다. 조수석 문손잡이에 손을 올리다 문득 내 손이 보였다. 나는 문을 열다 말고 애들에게 다가가서 한 손에 한 손씩 애들 손을 잡았다. 애들은 아주 찰나의 순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얌전히 손을 맡기고 멀뚱댄다. 첫째가 먼저 입을 뗐다.


뭐야?


그냥. 힘내자고.


첫째가 얼굴에 웃음을 띄운다. 툭, 툭, 딸애의 웃음기가 얼굴에서 하나둘 떨어져 딸애의 어깨를 적신다. 잡았던 손을 놓고 차에 탔다. 떠나는 차의 뒤꽁무니를 보며 가만히 서서 팔을 흔들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불안한 마음이 다시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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