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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병선 Aug 07. 2019

대학의 순서 2

재가 치국평천하(齎家治國平天下)

자신을 단련해나가는 수신(修身)의 과정에 이어, 이번에는 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를 다뤄보려고 한다.     


오토바이를 세울 때는 ‘옆 발’을 내려 안정적으로 튼튼히 세워야 한다. 그 옆 발의 안정감이나 튼튼함 정도가 바로 나의 ‘수신의 상태’가 되는 것이다. 어느 배달지에 도착해, 오토바이를 세웠다. 늘 하던 감각으로 오토바이 옆 발을 내려 세우고 빌라로 들어갔는데, 자꾸 오토바이가 신경이 쓰였다.

‘내가 잘 세웠나? 넘어지면 안 되는데...’     


오토바이가 넘어지면, 부서져 고장이 날 것이고 배달통에 들어있는 다른 음식들도 다 망가져 버릴 것이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굳게 세워두는 건 매우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계단을 올라가며 오토바이가 신경 쓰일 때, 『대학』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이것이 제가(齊家)가 안되면 치국(治國)이 안 된다는 말인가 보다.’     


제가(齊家) - 집안을 가지런히 한다     

여기서는 오토바이가 내 집이 되는 것이다. 오토바이가 넘어지면 집안 기둥이 무너지는 것과 같고, 배달통 안에 음식이 그로 인해 파손되면 재물을 크게 잃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오토바이를 가지런히 안정적으로 잘 세워둬야 한다.     


치국(治國) - 나라를 다스린다     

오토바이를 안정적으로 세워두지 않으면 음식 전달 중에 불안하게 신경 쓰이는 것처럼, 집안이 가지런히 안정되지 못하면 밖에 나가서도 계속 집이 신경 쓰여 바깥일에 집중할 수가 없는 것과 같다. 집중하지 못하면 실수가 생기니,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 샐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제가를 안정되게 해놓고, 고객에게 음식 전달하는 바깥일까지 실수 없이 정확히 해야 치국의 완성이다.     


평천하(平天下) - 천하를 고르게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평천하라는 것은 스마트폰에 떠 있는 전체 콜과 같다. 내가 잡은 콜을 이런 과정으로 처리해야, 여러 콜이 안정적으로 다스려지는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드니, 오토바이 옆 발을 안정적으로 튼튼히 하지 않은 내 급한 마음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급해도 하나하나 확실히 매듭을 지으며,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야 함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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