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내면과 마주하는 장소
스스로 내 책장을 가진 것은 3년 전 설날 근처였다.
3년이 지나 새로운 설날을 맞아 책장을 찍어 보았다. 성인이 되어 읽은 책들은 여기에 거의 다 있다. 다만 [최근 책장]에 대해 최근 1년 반 정도 읽은 책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이 책장은 1년 반 전의 스냅샷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맨날 책 얘기 하는 주제에 책장에 책이 별로 없네? 싶다면 그렇다. 실은 별로 읽지 않는다. 포스팅 비중에 책이 높을 뿐이다. (책 빼곤 포스팅 거리가 별로 없는 재미없는 삶이라는 뜻 같기도 하고)
그래도 책장 한 칸 한 칸에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철학과 과학이 그래서 눈이 가장 잘 닿는 부분, 책장 한가운데에 모여있다.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인 니체, 라캉, 푸코는 같은 칸에 따로 모여있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책장 칸은 장르소설 다음으로 [아직 못 읽음]이다. 읽어야 하는데 읽지는 않고 계속 쌓아두고만 있는 것이다. 매년 설날이 되면 '더 사지 말고 여기에서 읽어야지' 결심하지만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는 것은 책을 다 읽는 것보다 늘 자주 있는 일이다.
가끔 이 책장 앞에 서서 내가 읽어온 것들을 되돌아볼 때가 있다. 아예 의자를 가져다 놓고 앉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위스키 한잔을 따라 손에 들곤 한다.) 꽤 오래 거기에 머무른다. 많은 생각들이 스친다. 책장은 내게 그냥 읽은 책을 모아 놓는 장소가 아니다. 나의 내면과 오래 마주하는 장소다.
그나저나 곧 책장이 가득 찰 것 같은데, 이제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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