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사람을 겸손하게 한다

by 양만춘

병원 가는 날이다. 지난주에 검사한 결과를 같이 보고 입원, 수술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행히 암 같은 큰 병에 걸린 것이 아니고 수술도 비교적 간단한 것이라 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처음 해 보는 전신마취수술이라 긴장이 된다. 그러면서도 지금도 있는 체증이 수술 후에는 없어질 수 있을까 기대도 된다.


평소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거나 즐겨 먹는 것도 아닌데 담당을 담석들이 채웠다. 우리 몸은 다 기억하나 보다. 힘들어도 꾹꾹 누르고 참았다고 생각하지만 몸은 어딘가에 꾹꾹 눌러 돌을 만들어 놓았다. 건강검진 때 초음파를 하면서 담석이 너무 크다고 큰 병원에 가서 진료 받아볼 것을 권하셨다. 큰 병원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담석은 사람들마다 어느 정도 갖고 있어도 증상이 없으면 그대로 살기도 하는데 내 것은 유독 커서 놔두면 암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게다가 두 차례 급체한 것처럼 명치 통증이 있어서 담당을 제거하기로 했다.


지난 주에 혼자 병원에 가서 이런저런 검사를 받았는데 CT 검사를 받을 땐 기분이 묘했다. 환자복을 입고 조형제를 맞고 큰 기계 안에 누워 있으려니 조금 무섭고 외로웠다. 기계가 말하는 대로 잘 따라 하라고 해서 팔을 위로 쭉 뻗고 숨을 쉬었다가 참았다가 뱉곤 했다. 기계 위에 가만히 누워서 지시에 순순히 따를 수밖에. 나 역시 어딘가 고장 나고 낡는 ‘몸’이라는 물질로 이루어진 나약한 인간이구나 싶었다.


잘난 척하는 사람들도, 슈퍼스타도 언젠가는 병들고 죽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종종 잊고 산다. 나 역시 언제든 아프고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은 평상시엔 더 멀게만 느껴진다. 즐겁게 살되 까불지 말고 겸허하게 살아야겠다. 내 몸에도 감사하고 잘 쓰면서 살아야겠다. 가을 햇살이 더 찬란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오늘이다.


© dariusbashar,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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