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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직선으로 흐르지 않는다.

by 양만춘

'그렇게 살면 행복할까?'싶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웃는 모습을 보아도 거짓돼 보이는 것은, 그들이 진정 행복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고 싶은 내 마음 때문일 것이다. 남이야 어떻든 나만 잘 살면 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 못한 채 괴롭히는 사람들. 그러고도 벌을 받기는커녕 승승장구하고, 심지어 명도 길다. ... 사람들이 사후 심판자를 믿는 이유가 있다.


한 번도 완전한 세상은 없었다. 정도의 차이였을 뿐, 탐욕, 배신, 부정부패, 비리, 착취 등은 늘 인간사와 함께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발 디디고 있는 이 세상만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이 세상의 모순 덩어리가 산처럼 거대해져서 나를 내리누르면 나는 속절없이 그 밑에 깔려 숨을 할딱인다.


최근에 들은 말 중, '강은 직선으로 흐르지 않는다'라는 말이 와닿았다. 구불구불 흐르는 강, 때로는 오던 길을 되돌아가듯이 땅을 휘감으며 흐르는 강, 그러나 언젠가는 바다에 이르는 강. 직선으로 흐르지 않고 돌아 돌아 흐르는 강이 더 많은 땅을 적시고, 더 많은 생명을 키운다.


깊고 그윽하게, 도도하게 흐르는 강의 흐름을 지켜볼 일이다. 상심하고 애태운다고 당장 달라지지 않는다. 그들이 우리의 기쁨과 행복을 앗아가지 않도록 단단히 지켜야 한다. 퀭한 눈으로 스러지지 말고, 기운차게 떨쳐 나아갈 일이다. 오늘도 강물은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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