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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Dec 02. 2023

어서 와! 팀플은 처음이지?

본격 수업이 시작되었다.

첫 번째 과제는  2인 1조 팀플로

융합과 아트웹진에  작가 인터뷰를 싣는 일이었다.

팀은  마음에 드는 기획안을 낸 친구의 팀에

지원을 하는 시스템..


아휴. 누가 나랑 팀을 해.. ㅠㅠ


걱정이 태산인 채로  개인 기획안 발표를 준비했다.

라테는 동시대 예술가분들을 잘 몰랐기에...

사회문화 분야를 알아보았다.

평소 자식또래의 대학생들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미디어 평론가 정준희 교수님의

미디어리터러시 강의가 떠올랐다.


주말 내내 새벽 3-4시까지 ppt 자료를 만들었다.

22학번 신입생, 첫 주의  설렘은 어디 가고 ,

매 순간 ㅋ삭신이 쑤시는 일상

노안 온 눈으로 모니터를 오래 보니

눈에선 눈물이 줄줄...


발표는 생각보다 떨리지 않았고

화면 공유하는 걸 실패할까 봐

수없이 연습을 해서 그런가

진행 실수도 없었다.


팀 결정 투표가 시작되었다.

자포자기의 라테..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라테의  기획안에 무려 세 명이 지원을 했다.

세 명을 향한 고마움이 막 용솟음쳤다 ^^;

 라테는 20학번 선배와 최종 한 팀이 되었다.


수업이 끝나고

감옥?  같던;; 공부방을 뛰쳐나와 소파에  뻗어버렸다.

4시간을 정자세로 모니터만 바라봤던 라테...

굳었던 온몸의 관절에 힘이 쫙 빠지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다.;


라테는 금시초문인; 줌 수업 관련 용어들을

척척 알아듣는 동기들이 너무 부러워 죽겠는 라테...

야심 차게 이 시대의 디지털 기술을

배우겠다던 다짐은 허언으로 변하고...

무서운 생각만 드는데...


그리고는 기억 삭제된  라테..

눈을 뜨니 거실 소파 위에 누워있다.

시간은 밤 9시..

헉!

막 퇴근한 남편이 라면을 끓인다며 해맑게  묻는다.


저녁 안 먹었지? 하나 더 끓일까?


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남편이 끓인 라면이 세상에서 젤 맛있는 라테인데...(애정 x 라면실력 o).

먹고 싶은 생각이 1도  안 든다.

안 하던 공부를

갑자기 너무 많이 해서 뇌가 놀란 느낌??

 

선배의 요청으로

자정에 시작한 첫 팀플 줌 회의는  

새벽 두 시가 돼서야 끝이 났다.  

전 같으면 쿨쿨 자고 있을  그 새벽에.

처음 보는  학생과 줌으로 얼굴을 맞대고

토론을 하고 계획을 짜는 자신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라테는 줌회의가 신기했다.


선배는 줌 창 옆에 메모창을 띄워

대화 내용을 기록하면서

라테가 모르는 것은

그때그때 화면을 공유하며 알려주었다.

 수기로 필기하며 회의할 때보다

훨씬 요점 정리도 잘 되고

동시에 이미지 자료들을 수시로 끌어와 보면서 하니

회의의 능률이 배는 올라가는 것 같았다.


아... 디지털을 잘 쓸 수 있다는 건,  
이래서 좋은 거구나...

원고 초안 작성은 라테가

발제자는 선배가  하기로 했다.

라테는

노트북을 프로젝터에 연결하는 게 두려웠기에

고맙기 그지없었다.


*라테씨! 발표는 너무 걱정 마세요.

제가 또 한 발표한답니다! 하하핫

!

선배는 요긴한 수업 정보도 알려주었고

모르는 것이 있음  언제라도 물어보라 했다.

말이라도 고마운 라테..... ㅠㅠ

회의를 끝내고 인터뷰 제안 메일을

정준희 교수께 보냈다.

사실 메일을 쓰면서도  기대가 되질 않았다.

유명 언론평론가이자 대학교수인 분의 스케줄에

대학생 웹진 인터뷰를 하실 시간이 날까..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지..

교수님께 수락 메일이 왔다.

가능한 날짜를 두 개  알리니 보고 연락을 달라!

는 내용.

급히 환에게 카톡을 보냈다.

그때는 몰랐다.

mz 세대는 카톡을 잘 안 보는 것을.--;


 우리 세대처럼 바로 답이 올 줄 알았던 라테..

하지만 선배는 종일 답이 없었다...

초조함에 카톡을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

하루가 다 가고..

불안해진 나는 딸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선배가 왜 답이 없지?  


엄마~ 애들  카톡 잘 안 봐.  디엠으로 연락하지,


헉...


좀 기다려봐, 보면 답하겠지~


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가버린다.

전화를 할까 말까 수십 번 고민했지만

mz세대는 웬만하면 서로 전화는 안 한다는

딸의 말에 그럴 수도 없었다.


교수님한테 인터뷰 일자 확정 메일을 보내야 하는데

너무 하잖아..


어느새 꼰대로 돌변해 심기가 불편해진  라테...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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