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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익 Feb 10. 2024

라송합니다.(라떼라 죄송합니다)

feat 팀플 로맨스 원천차단 건에 대해...ㅋㅋㅋ

영화 족구왕은 응팔의 정봉이! 안재홍 주연으로.

교양영어 시간에

대학퀸카인 다른 과 여학생과

2인 1조 팀플을 하게 된

남학생의 첫사랑 이야기다.

(예비역들의 족구대회를 매개로 ~ 재밌게 풀어낸

 러브 판타지랄까 ㅎㅎ)

* 영화 족구왕 스틸사진.


영화를 보는 내내

아 라테는 타과생과 하는 팀플 자체가 없었는데.

라테~~ 이랬더라면

뭔가 두근두근 거리는 순간들도 많았겠네~

하며 웃었더랬다.


그 타과 팀플이,

몇 년 후 내 현실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로...:)


족구왕처럼 울 학교 교양영어는

매 시간 타과생과 2인 1조 팀플이 필수였다.

시험도 그렇게 본다.


교수님께서 무작위로 2인을 한 팀으로 묶어

줌 강의실에 넣어주시는 시스템이다.


자 강의실로 이동합니다.


라는 교수님의 음성이 들리자마자.

순간이동매직도 아닌 것이

양분된 모니터 화면의 한쪽엔

내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나머지 한쪽엔

웬 남학생의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보인다.


헉!!!


비대면 오전 첫 수업이라...

(보통 학생들도 다 그런다는 핑계를 대어 보는 라테..ㅋ)

머리도 안 감고 눈곱만 뗀 채

플리스 재킷을 걸치고 앉은

라테의 면상은 그야말로  풍천노숙급;;

ps 머리 감고 화장한다고

딱히 달라질 건 없지만 기분상 ㅋㅋㅋ


라테가 뛰어내릴까 말까 고민하는 사이 ㅋㅋ

화면 속 남학생이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며

먼저 인사를 건넨다.

최소 예비역의 포스가 풍기는 세련된 매너!


안녕하세요? 화훼디자인 2학년 아무개입니다.


엇.... 버버벅.. 저는.. 융예과 2학년 라테라고 합니다...


민망함에 라테의 얼굴은  붉으락 푸르락..ㅋㅋ.


다시 정적.-.-


뭔가 매우 많이 미안한 라테...

이 건에 대하여;;

양해라도 구해야겠다 싶어서 입을 떼 본다.


학생... 많이 놀랐죠?.... 제가 학교를 늦게 들어와서요.

( 초면 학생들용! 라테 기본 멘트.--;)


아. 네...


어색하게 웃는 남학생.


또다시 정적.


자. 그럼 시작할까요?


아 네네..


능숙한 솜씨로 프리토킹을 이끌어가는 남학생 ^^;

진도가 빨리 나가 매우 덕을 보는 라테.


but 영어를 매우 좋아하긴 하지만

모니터에 비치는 나이 들고:) 추레한 내 얼굴이

너무 부끄럽다는 생각과


라테에 비해 어마어마한 남학생의 영어실력에

(원어민 의심각..)

민망함 + 창피함까지 더해져

점점 홍당무가 되어가는 라테.


수시로 교수님이 들어와서 감시? 하시기에

20분 동안 계속해야 하는 프리퉈킹후에

교수님 앞에서 둘이 파트너로 시험을 보는 시서템!  ㅋㅋ

남학생의 센스 있는 진행으로

20분의 프리토킹 연습이 끝났다.


아니.. 영어를 왜 이리 잘해요?? 사람 창피하게 ㅋㅋ...(괜히 찔려서 호들갑 떤 라테)


아. 제가 영국에서 중,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앗. 그랬구나..

(약간은 창피함이 사그라드는 라테..ㅋㅋ)


프리토킹 내용은 텍스트 안에서

 우리들이 골라서 진행해야 하는데

너무도  헷갈리는 라테 대신-.-

학생은 척척! 예제를 골라 대화를 이어갔다.

잊어먹거나 하는 실수를 하면 감점이 되기 때문에

긴장한 라테에게

몇 번이고 복습 파트너가 되어준 학생.

정말이지 반듯한 청년!


그렇게 맹연습을 하고

시작된 프리토킹 시험.

교수님께서 굿굿! 하실 정도로 우리는 잘 해냈다^^

족구왕에서도 둘이 영어 시험을 보는 장면이 나온다 ㅋ


교수님께서  나가시고 합격의 기쁨에 ㅋ

급 한국말로 전환된 수다.

학생은 학회장도 맡고 있는 전형적인 모범생이었다.

라테를 위해 학교 생활의 팁도 알려주고

향후 협업 기회가 있으면

서로 도움을 주자는 이야기도 하였다.


학생은

자신의 어머님도

라테처럼 공부를 다시 시작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날 보면

자연스레 어머니의 삶에 대해 반추하는 경향이 있다. ^^;


그렇게 화기애애한 대화는 (라테만 ㅋㅋ)

수업종료로 끝이 났다.

시험도 잘 치러서 너무 만족한 라테...

한숨 돌리고 느긋이 커피를 마시는데.. 문득...

영화 족구왕처럼

로맨틱 코미디가 될 수도 있었던 타과생 팀플이

화면에 뙇!!! 등장한 라테로 인해 원천차단되면서...


b급 코미디물 혹은 공포물이 된 건 아닌가.

싶어 오후 내내 미안함과 웃김이 교차했던 하루...


화훼과 학생! 라송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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