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면 바깥 활동 나가기가 꺼려진다. 어두운 밝기는 내 마음까지 어둡게 하고 빗방울로 신발이 젖어 양말까지 젖으면 꿉꿉하여 걷기가 눅눅해진다. 그런 내가 오늘 비오는데 걷는다고 가족들을 모두 대동하여 나갔다.
근처 종합사회복지관에서 걷기 대회가 있었고 대회 후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여러 행사들이 마련된다. 신청을 해 두었는데 행사 당일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있었다. 당연히 취소될 거라 생각했는데 예정대로 진행할 거라는 문자를 받았다. 그 행사가 오늘이었다. 행사가 가능할까하는 분별심이 올라왔지만 아침 일찍에도 진행된다는 문자가 왔다.
가족 모두 눈 비비고 일어나자 마자 옷만 걸치고 길을 나섰다. 행사장까지는 30분 거리 인지라 가고 있는 차 안에서 문자를 봤다. 정확히 행사시작 46분전 행사가 취소된다고 와있던 문자를 보자마자 마음 속의 쌓였던 민원은 입밖으로 모두 표출되고 말았다.
가고 있었던 도중이라 집에 돌아가기는 싫었다. 2시간 후부터 복지관 안에 행사는 진행된다고 하니 우리 가족끼리만이라도 우산쓰고 산책하다가 기념품 수령하러 가기로 마음 먹었다. 올라오는 마음을 겨우 겨우 추스려 가면서 행사가 진행 예정이었던 공원에 도착했다.
오는 길에 쏟아 지던 비가 아주 약해졌고 우린 우산쓰고 공원을 걸을 수 있었다. 의외로 상쾌하고 걷는 기분이 좋았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규모의 섬말 공원이었는데 비가 오니 더 운치 있었고 복지관까지 걸어가는 길에 넓다랗게 분홍색 꽃들이 산발한 예쁜 장소도 발견하였다.
<< 우비 입고 공원 한바퀴>>
비가 안왔더라면 분홍색 기념티셔츠를 입고 단체로 걸어갔을 이 길을 노란 우비 입은 귀여운 딸과 일하느라 바쁜 남편과 부쩍 살이 쪄서 움직임이 무거워진 내가 우산을 쓰고 걷고 있다. 눅눅한 느낌이 아니라 걸을수록 발걸음이 가벼웠다. 포기하지 않고 나온 것에 대한 값진 보상이었다.
복지관 행사장에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취소를 해서 그런지 예정시간보다 일찍 왔어도 행사장의 여러 즐길거리 들을 이용할 수 있었다. 1층부터 아이가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모두 했다. 퀴즈맞추기, 부채 꾸미기, 원반 꾸미기를 하고 각 이용부스마다 상품을 받고 3층으로 이동하여 준비된 이벤트를 또 모두 했다. 에어바운스 15분 이용하기(아이가 제일 좋아했다), 키링만들기, 손거울 꾸미기 이렇게 모든 미션을 다 수행하여 완료 도장받은 종이를 들고 1층에 가면 또 기념품을 주었다. 받은 기념품으로 장바구니가 가득찼다. 역시 복지관이 좋다. 오면 양손가득 선물을 받아간다. 이런 이유로 난 복지관 행사에 아이를 잘 데리고 다닌다.
아침에 또 다른 복지관에서 축제를 한다고 카톡을 받았다. 우리 집하고 아주 가깝고 자주 이용했던 곳이라 이곳으로 2차를 갔다. 여긴 들어서는 입구부터 팝콘, 솜사탕, 슬러시 까지 아이가 좋아하는 3종세트 애교를 받는다. 양손 가득 들고 팝콘을 먹어가며 행사부스를 차례로 들른다. 도장을 7개 이상 받아오면 기념 상품을 받는다. 우린 딸아이와 이거 한번 다해보자고 화이팅을 다졌다.
카네이션 민화 만들기, 양말목으로 꽃만들기, 카드 쓰기, 캐릭커쳐 그림 선물 받기, 딱지, 투호, 비석치기, 칠교만들기, 퀴즈맞추기 모든 미션 완료이다. 완료도장 받고 기념품 타러 간다. 오늘 기념품 부자가 되었다.
<<아이가 만든 카네이션 민화 >>
장애인분들이 직접 만든 쿠키, 공기정화 식물 ,사탕, 비눗방울 놀이, 마스크, 초콜릿바, 젤리, 풍선아트 (꽃모양), 닮은 밴드 공연 까지 복지관에서 받는 선물은 크다. 한분 한분의 정성과 수고로움도 보인다.
아이도 오늘 하루 너무 즐거웠다고 한다. 나도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알짜배기로 논 하루가 감사하다.비오는 날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 그냥 뒹굴렀을텐데 이렇게 알차게 보내고 알차게 선물도 받으니 비오는 날의 추억이 생긴 기분이다. 그리고 비오는 날 항상 쳐졌던 마음이었는데 이런 고정관념을 바꾸어 준 하루 이다.
오늘은 연관없어 보이는 비오는 날과 복지관의 교집합이 보이는 날이다. 그 교집합 안에 비오는 날 무지개가 한개가 아닌 두개로 쌍무지개가 떴다. 이런 쌍무지개 뜬 날이 흔치 않아 글로 추억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