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강행군이다. 멀리 가진 않는다. 주말을 심심해 하는 외동딸 인지라 아이가 좋아하는 코스로 함께 잘 놀아야 한다. 아이가 좀 크면 편해질려나 했더니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져 편해진 것도 많다), 아직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놀아야 한다. 아직은 .... 정말 그럴까?? 어느 순간 친구와 노느라 부모와는 멀어져 간다는데 과연 정말일지 의심스럽다. 체력이 약한 나는 몸이 힘들면 잘 견디지를 못한다. 자거나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해야 하는데 방전되면 한번씩 폭발한다. 어제가 그랬다.
벚꽃이 팝콘 터지듯 팍팍 터지니 어디를 가도 사람이 많다. 차도 줄지어 서 있고 사람도 붐비는 곳에서 나는 점점 이성을 잃고 작은 일에도 머리카락이 쭈뼛선다. 최대한 기분 좋게 마음을 가지려고 해도 머리와 마음 사이가 멀어지니 잘 먹던 아이스 바닐라 라떼도 반 이상 쏟았다. 너불러진 커피를 보니 순간이동하여 집 침대 위이고 싶었다. 편안하게 누워 쉴 수 있는 그 곳에 나를 데려다줘.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에게 폭탄을 터뜨리니, 수류탄으로 되돌아 왔다. 자기가 3년을 참았다고 하는 아이의 말에 힘이 많이 생겼음을 알았다. 이성을 찾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나의 태도에 진심 어린 반성이 든다. 힘이 약한 아이에게 나의 분풀이로 아이를 힘들게 해서 미안했다. 아이는 다시 또 엄마 품으로 달려들었다. " 엄마, 미안해. " 엄마의 다정함과 사랑 표현을 원했다. 아이는 두려워했다. 엄마가 미워할까봐. 눈물이 났다. 아이에게 엄마는 전부다. 밉지만 사랑하는. 애증의 관계. 엄마 " 엄마, 사랑해. " " 옹, 우리 귀여운 아가. 엄마가 미안해. 또 사랑해."
오늘은 친구네 식구와 공원가서 인라인 타고 자전거 타고 따사로운 4월의 봄 햇살 맞으며 신나게 놀았다. 힘들었지만 서로를 조금씩 더 배려하며 즐긴 오늘, 저녁시간의 가족이 함께한 나누기까지 완벽한 시간이었다. 딸과 나의 마음 속에 추억이 쌓인 이 시간은 벗꽃이 만개하여 분홍 빛 사랑을 물들인 4월의 봄날이다. 다시 충전된 체력으로 다음 주 주말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