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수영을 시작하게 된 이유와 당시 나의 생활들...
4년 동안 매일 아침에 수영을 하다 보니 아침에 수영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하루 종일 몸이 찌뿌둥한 느낌이 든다.
어릴 적부터 나는 물을 엄청 무서워하는 아이였다.
물놀이에 대한 동경을 품어서 물놀이를 하러 가긴 하지만 물에 빠져 사고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제대로 물놀이를 즐기지 못했다.
다행히 큰 키로 인해 어느 정도 깊숙한 물에 들어가도 숨을 쉴 수는 있었지만 그 이상의 행동은 하지 못했다.
그래서 20살 때부터 내 버킷리스트엔 항상 '수영 배우기'가 한편에 쓰여있었다.
대기업을 다니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야근과 주말출근에 몸이 삭아갈 때쯤 예전부터 도전해보고 싶었던 '강사'라는 일이 내 앞으로 다가왔고 수많은 고민 끝에 내가 더 나이가 들기 전 도전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퇴사를 했다.
1년 넘게 정말 바쁘게 살았다.
주변의 모든 만류를 뿌리치고 도전한 길이었기에 쉴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때 알았다. 세상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보란 듯이 성공하고 싶었지만 점차 앞길이 막막해지는 상황만 닥쳐왔고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으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몸이 고되고 일이 내뜻대로 풀리지 않는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 내 오른쪽 목 뒤에 작은 포진이 생겼다.
처음엔 그냥 두드러기가 난 줄 알았고 점차 목이 아파오자 그냥 담이 온 줄 알고 한의원에 들러 목에 봉침을 맞았다.
한의사도 포진에 대해 아무 말이 없었고 나도 그저 조금 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일상생활을 계속했다.
그런데 포진이 점점 커지게 되며 오른쪽 목에서 등까지 번지기 시작했고, 통증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건 정말 놔두면 큰일이 나겠다 싶어서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 갔다.
오랜 기다림 끝에 피부과 진료를 받는데 의사가 피부과는 대학병원보다 동네 병원이 더 잘한다면서 이건 한번 동네 피부과에 가보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그리고 바로 피부과로 향했다.
의사가 내 목과 등을 보자마자 한 말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랬다.
의사는 그동안 엄청 아팠을 텐데 병원에 왜 이제 왔냐면서 나를 타박했다.
귀를 쿡쿡 쑤시며 목과 등에 통증이 계속 있었지만 나는 그저 귀는 중이염 때문이겠지, 목과 등은 담 때문이겠지 하며 넘어갔었다.
대상포진이 최절정을 향해갈 때 병원에 갔고 주사를 맞고 피부 치료와 함께 약 처방을 받았다.
그리고 바로 회사에 들러 대상포진이 너무 심해서 잠시 회사를 쉬겠다고 하니 원장님과 부원장님도 얼른 집에서 쉬라며 휴식을 허락해줬다.
진통제가 듬뿍 들어간 주사를 맞지 않고 진통제가 들어간 약을 먹지 않으면 일상생활이 전혀 불가능했다.
약기운이 돌아 괜찮아지면 그제야 장을 보고 몸의 기력을 회복할 보양 음식들을 혼자 만들어 먹었다.
자다가 밤에 몇 번이고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는 것은 기본이고 칼로 쑤시는 통증에 나 혼자 신음소리를 내며 몸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대상포진의 심한 통증은 1주일 정도 지나자 많이 가라앉게 되었다.
그리고 2주일이 더 흐르고 대상포진은 거의 완치가 되었다.
드디어 다 나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고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생각에 기뻤다.
하지만 약 한 달 동안 대상포진에 시달려서 그런지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야근을 수없이 해도 버티던 체력은 바닥이 나있었고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대상포진이라는 병마와 싸우고 살은 빠져 있었고 밤 10시만 되면 피곤해서 잠이 쏟아졌다.
그렇게 수영과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 <수영 2>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