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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음조각가 Jun 14. 2022

나는 바깥보다 더 환해질 테니

감정페르케 _ 용서하지 못할 것만 사랑했다

그간 시간의 말에 귀가 솔깃해져 여기까지 왔다. 돌아보니 허점 투성이다. 손이 닿지 않는 등을 오래 긁는 마음이다. 다행이지 않은가. 꼭 필요할 때 쓰려고 눈물만은 아껴왔다. 유리창 같은 눈물. 안과 밖을 구분해 주는 눈물. 조금만 안색이 변해도 어디 아프냐고 물어주는 날씨 같은 유리창. 무심코 들어온 나비 한 마리가 투명한 유리와 씨름하는 동안 내 귀가 다시 팔랑거린다. 나 또한 나비. 귀에 달린 나비의 날갯짓이 나를 들어 올린다. 나는 날아오른다. 견딜 수 있는 것만 견디기 위해, 슬퍼할 수 있는 것만 슬퍼하기 위해, 감당할 수 있는 것만 감당하기 위해, 위로할 수밖에 없는 것만을 위로하기 위해. 나만 아는 왼손의 꼭짓점들을 위해. 유리에 대고 고함을 치기 전에 입김을 불어 '내 맘 알지'라고 말하는 남은 시간을 위해. 그러니 걱정하지 말아요. 밤이 되면 안의 시간은 바깥보다 더 환해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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