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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형준 Apr 13. 2019

영어가 자신의 미래를 막지 않도록 하기

[이형준의 모티브 67]


착실하게 살아온 인정받는 팀장이다. 얼굴에 빨간 기운이 가득한 그는 웃는 얼굴이다. 본부에서 어렵거나 귀찮은 일이 있으면 그가 나선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좋아한다. 그가 팀장이 되었을 때 코칭 교육을 했던 인연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사람 좋고, 성실하고, 겸손한 그 덕분이다.




그가 기운이 빠졌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금 억울할 수 있는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그리 특별한 상황은 아니다.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를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원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천정이 그의 성장을 가로막는 듯 한계가 느껴졌다. 그의 생각은 이랬다. 외국계 회사에서 그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조직의 대표도 꿈꾸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임원이 되기도 어렵고. 본부장 정도가 자신의 미래라는 것이다.



© Fizzle.co


임원 이상이 되는 것은 힘든 도전이지만 본부장 정도는 지금 정도만 하면 될 것 같다. 그러니 마음이 나지 않는다. 그냥 적당히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단다. 의욕과 열정이 넘치던 예전의 그가 아니다. 당연할 수도 있다. 꿈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떻게 힘이 나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를 들어봤다. 이유를 찾다 보니 영어 때문이다. 임원이 되고 대표가 되려면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그동안 노력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학원도 다녀보고 했는데, 일하다 보면 빠지기 일쑤고 오고 가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젊은 대학생들과 공부하기도 쑥스럽다. 제대로 다니지 않으니 돈이 아까워서 포기했다. 그 외에도 자잘하게 노력은 해봤지만 별로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사실 지금 그가 임원이 될지 대표가 될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안될 거라 생각하고 포기하면 고려 대상 군에도 들어갈 수 없다. 미래의 한계를 정하면 거기까지가 끝이다. 대표가 되면 능력을 키운다? 아니다. 능력이 되는 사람 중에 대표가 나오는 것이다.




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 아니라 대표가 될 만한 역량을 갖춘 사람이 되기로 했다. 대표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 그러면 이 회사가 아니더라도 다른 회사에서 대표가 될 수도 있다. 꼭 대표나 임원이 되지 않더라도 그 능력을 갖추면 훨씬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적어도 영어라는 것이 자신의 미래를 막지 못하게 하기로 했다.




목표 수준을 정했다. 그가 원하는 수준은 일하는데 문제없이 이메일을 보내고, 편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이다.




먼저 가장 많이 쓰는 회사의 이메일을 활용하기로 했다. 이메일이라는 것이 갖추어진 형식이 있으므로 회사에서 잘 쓰인 이메일을 찾아보고, 좋은 것은 모아놨다가 그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문장을 가져다 쓰고, 수정이 필요한 부분만 바꿔서 쓰면 된다. 지금도 번역기와 교정 프로그램을 통해 어느 정도는 하고 있으니 좀 더 정확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쓸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 Wikipedia




다음은 알아듣기. 말을 하려면 잘 알아 들어야 한다. 이게 진전이 안 되면 말할 수도 없다.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알아들을 만큼 많이 듣지도 않았고, 그러다 보니 상황에 맞춰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많이 들으려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워야 한다. 그래서 미드, 영화, 다큐멘터리 등 자신이 흥미 있는 내용을 많이 보고 듣기로 했다. 요즘은 넷플릭스나 유튜브가 워낙 잘 되어있기 때문에 찾아보는 것에 어려움은 없다. 주말에 야구를 보는 대신 그 시간에 영어로 놀기로 했다.



© Fluent



회사에서 말하려면 내용이 있어야 한다. 일하는 부분을 잘 알아야 할 말도 생긴다. 일과 상관없는 것으로 공부하지 않기로 했다. 회사에서 그가 셀링 하는 제품의 카탈로그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것을 줄줄 외우기로. 가장 중요한 자료부터 발표한다 생각하고 하나씩 외워나가기로 했다. 단어와 문장 공부로는 그게 가장 좋은 자료다.




말도 잘하려면 많이 해봐야 한다. 내용을 암기하더라도 활용해 봐야 한다. 또한 공식적인 발표 외에도 간단하게라도 서로의 근황을 주고받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언어가 안되는 이유는 하나다. 할 수 있는 만큼 안 해봤기 때문이다. 딱 그 이유다. 말을 많이 쓰기 위해 전화 영어나 화상영어를 알아보기로 했다. 바쁜 그가 어디서든 할 수 있도록. 매일 20분씩. 한주에 100분. 못하는 날이 있으면 주말에 몰아서라도 한 주에 100분씩은 꼭 영어로 말해보기






© IELTS Canada




영어 멘토이자 페이스메이커 정하기. 아무래도 혼자 하다 보면 지칠 수 있다. 그래서 그를 도와줄 사람을 찾기로 했다. 처음에는 그의 상사 중에 생각해봤는데 찾지 못했다. 일로 엮인 부분도 있고,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어서. 결정한 사람은 본인의 팀원.




자신이 봐줄게 많은 직원인데, 그 직원이 영어를 잘한다고 한다. 함께 만날 기회도 많고 하니 자신은 영어를 그녀는 업무를 익힐 기회로 만들겠다고 한다. 팀원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냐고 묻자 자기가 영어 못하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 괜찮다고 한다. 사실 조금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이러면 대충 할 수 없을 것 같아 그렇게 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후회하지 않겠다고 한다. 살아오면서 그에게 영어는 한이었다고 한다. 그것 때문에 좌절한 적도 많았고 주눅이 들고 얼굴이 뜨거워져 자리를 피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한이 되었던 영어를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오래 살 거니까 영어를 자신의 취미로 즐기기로 했다. 이번 여름휴가도 영어권으로 가서 멋지게 한번 써보겠다고 한다.




이게 예전의 그다. 자신감 넘치고 열정적인 모습. 미리 포기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세상에 내 맘대로 안 되는 것은 아주 많다. 하지만 안될 거니까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적어도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하는 노력은 해볼 수 있다. 당신도 그런 사람이다. You can do it!



© Quotefancy





ps. 저번 주에 영어전문가 제니님과 팟케스트 녹음을 했는데, 그때 알게 된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방송을 직접 들어보실 분은 아래 주소로 들어가 보세요.

        http://naver.me/5eMSkWK6




[이형준의 모티브 67] 영어가 자신의 미래를 막지 않도록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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