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의 특이성에 관한 의문
남자는 느지막히 일어났다. 늦게 일어난 탓에, 식사를 하지 못한 남자는 머리를 감고 양치를 한 다음 가방에 어제 세탁한 유니폼과 작은 책 하나를 가방에 챙겨 집을 나섰다. 밥 안먹고 가냐는 어머니의 질문에 늦어서 못먹어요. 죄송합니다. 라고 대답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실 남자는 늦지 않았다. 다만 몸에 밴 습관에 따라 30분 정도 직장에 도착하는 것이 마음이 편한 탓이었다. 남자는 송내역을 향해 걷던 중, 버스 정류장에 버스가 들어오는 장면을 보았다. 남자는 하늘을 보고, 날씨가 화창하다고 생각했다.
버스를 타면 더 일찍 도착하겠지만, 날씨가 좋았기 때문에, 남자는 버스를 떠나 보내고 천천히 역을 향해 걸었다.
남자의 식사시간이 다가왔다. 남자는 최근 맘에 들었던 규동집을 향해 걸었다. 규동집은 '혼밥'에 대해서 어떤 정책을 가진 것 같았는데, 가게 곳곳에는 '혼밥'에 대해 이런저런 문구가 써있었다.
혼밥은 특이한 것 일까. 남자는 생각해보았다.
남자는 어렸을 적 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한 탓에 혼밥을 자주 했었다. 스무살이 넘어서도 학교를 다니느라, 직장을 다니느라, 혼자 밥을 먹을 일이 많았다. 남자는 최근 언론에 등장하는 혼밥에 대한 안쓰러워 하는 듯 한 기사를 볼 때마다 위화감이 엄습하는 것을 느꼈다. 나는 안쓰러운 사람인가.
뭐. 맛있게만 먹으면 되는 거 아닌가. 남자는 생각을 멈추고 규동에 숟가락을 꽂았다. 만족스러운 식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