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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ob Lee Mar 31. 2019

당신이 있기에 제가 존재합니다

타인의 영향력 -마이클 본드- / 철벽선생 -츠키카와 쇼-

우리는 진실로 자유의지를 가진 우리 삶의 주인일까? 악인은 스스로 만들어진 본성일까? 극한의 고통과 외로움을 이겨내는 철인들의 정신력은 어디서 온 것일까?


책에서 작가는 역사적 사건의 해석을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라는 전제하에 설명하고 있다. 많은 흥미로운 사회 실험과 사건들로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추고 있지만, 몇 가지 내 마음에 남는 것들을 언급하고자 한다.


인류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당신이 성선설을 추종하든 성악설을 추종하든 우리가 악인이라 정의 내리는 존재들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사회가(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한 예로, 자살 테러범들은 깊은 신앙을 가졌기 때문도 아니고 대의명분을 위해서 혹은 정신이상이기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순교자로 추앙받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작가의 의견에 공감한다. 우리의 시선에선 그들은 악랄한 자살 테러범이지만 저들의 시선에선 영웅이지 않은가. 평범한 학생, 직장인, 아버지, 아들, 혹은 딸이었던 그들은 어떤 연유로 폭탄을 몸에 안고 뛰어들었을까?


전쟁 영웅이라 불리는 용감한 그들은 타고난 용기라고, 투철한 희생정신에 의한 자발적 행동이라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영웅과 악인은 종이 한 장 차이니 말이다.


극지방을 횡단하고, 최고봉을 정복하고, 극한의 상황을 이겨내는 사람들. 사고나 징벌로 수일 수개월 홀로 고립된 상황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들은 무엇이 다른가?


테러범, 영웅, 철인 모두들 공통적으로 가진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타인'


우리는 절대 그렇게는 못할 것이라 단념하지만 사회적 분위기, 타인의 시선, 시대적 상황은 당신이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던 당신을 움직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된다.


밀그램의 복종 실험, 스탠퍼드 감옥 시험 등을 통해 인류는 잠재적으로 아이히만(독일 나치 전범) 일 수 있음을 지적하고,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아니오'라고 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동조 심리 실험에서 '아니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소수 사람들의 성장배경, 환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쉽게 동조되는 무리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많이 신경 쓴다는 것.


우리는 다양한 흐름에 휩쓸리지만, 우리를 우리로 만들어 주는 존재는 바로 나와 함께 헤엄치는 사람들이다.


<타인의 영향력>이 인간의 행동이 왜 타인과 사회의 영향을 받는가를 설명해 준다면,

리처드 탈러의 저서 <넛지>에선 어떻게 하면 타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사회를 조정할 수 있는지 말해준다. <넛지>는 나름대로 흥미로운 점들이 많기 때문에 나중에 따로 언급하겠다.


두 책은 '왜'라는 시각과 '어떻게'라는 다른 시각으로 바 우리를 바라보긴 하지만 궁극적으론 인간의 행동에 타인이 스며들어 있음을 말해준다.


타인의 의한 노예와 같은 삶이 아니라, 나를 나로서 독립적 자유인답게 살기 위해 읽어야 하는 책들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책들을 덥을 때, 스스로에게 묻게 되는 질문 : 나는 내 삶의 주인인가?



-영화-


(매주 책 한 권과 영화 한 편을 (억지로) 엮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감독이 무엇을 의도하든 나는 내 마음대로 해석하는 재미로 본다.)ㅁ


영화 <철벽선생 (センセイ君主, MY TEACHER, MY LOVE, 2018)> 을 간단히 언급하자면,


누군가를 온 마음 다해 좋아한다는 것, 어떤 일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은 같은 상태가 아닐까 싶다.

내가 행복하기도 하지만, 타인의 행복으로 내가 행복하기 때문인데. 내 행복이 타인의 행복으로 연결되길 바라는 미묘한 상호 보환적인 관계라 할까.


결국 우리는 함께 행복할 당신이 필요하다.



-번외-


아는 사람 중에, 호주에서 대입 시험 만점자가 있다. 오늘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버드대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게 됐다고 한다. 생활비, 숙식비, 교통비 모두를 하버드에서 제공해준다고 한다. 너무 기쁘더라. 그의 성취가 참 자랑스럽고 대견해서 내가 행복해지더라.


또 다른 아이는, 자신만의 소설을 만들고 있는데 아무도 없는 세상에 홀로 인간의 마음을 가진 유일자가 자신의 자아를 로봇에 프로그래밍하고, 인류가 멸망하고 로봇만이 존재하는 세상에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가능한 곳에 자유롭게 살아간다는 내용인데, 가장 처음 드는 의문이 혼자인데 무엇을 원하던 무엇이든 가능하던 행복이 있나? 의미가 있나? 생각이 들더라. 아이들은 많은 돈과 자유가 주어지면 원하는 것을 다 사고 먹고 자고 놀고 매우 행복할 꺼라 상상하지만, 제약과 한계가 없는 자유는 만족과 행복이 아닌 공허함만이 있다는 삶의 통찰을 아직은 못 보는 듯하다.



-마무리하며-


나는 당신이 필요하다.

당신은 내가 필요하다.

그래서 당신의 존재가 참 소중하고, 너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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