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떠난 여행.
표를 구하지 못한 커플 여행객에게는
열차 끝 좌석과 벽사이
세 뼘 남짓한 공간만이 주어졌다.
그러나,
다리도 한 번 펴지 못한 채
쪼그려 앉아 몇시간을 가면서도
당신의 웃음은 그 계절의 햇살 같았다.
굽이 굽이 펼쳐진 섬진강과
형형색색의 꽃들
이제는 은퇴하여 전시된 기차들과
동화 속 한 장면 같던 테마파크 까지
비길 것이 없었다.
당신의 미소와는.
지금도 나는 5월 하면
곡성을,
기차마을을,
열차 끝 좌석과 벽 사이를,
그 계절 나를 밝혀주던
당신의 얼굴을 떠올린다.
2016. 5
곡성
JACOBSPHOTOGRA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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