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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OB Feb 03. 2018

사랑은기억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을 잊을 수는 있겠지만,내 몸에서 당신을 몰아낼 수 는 없어요

무슨일이든 지나고 나면 쉽게 잊어버리는 여자가 있다.

그리고 그 여자와 관련된 일이라면 무슨일이든 작은 것 하나까지 전부 기억하는 남자가 있다.


둘은 이대로 죽어버려도 좋을것 같은,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한 시간을 함께 보내지만

여자의 머리속에 있는 지우개는 자꾸만 바삐 추억을 지워나간다.


그러다 결국 자신이 그토록 사랑한 남자의 이름조차 얼굴조차 까맣게 잊어버리게 된다.


의사는 이 병은 몸보다 정신이 먼저 죽는 병이라고 했다.

기억이 사라지면 영혼도 사라진다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던 여자는

기억이 잠깐 돌아온 틈에 편지 한 통을 남겨놓은 채 남자를 떠나고,

남자는 그런 여자를 찾기 위해 전국을 헤매게 된다.

마침내 세상의 끝 같은 어느 곳에서 여자를 찾았을때, 여자는 또 다시 남자의 이름 조차 기억못했지만

남자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남자는 말했다.

"내가 네 기억이고 네 마음이야."


그것이 그가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사랑은 기억되는 것일까?

그래서 많이 기억하는 만큼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는 것일까?

우리 몸이 낡아지듯 뇌가 낡고

정신이 아득해지면

사랑도 낡아지는 것일까?


아니다.


함께 여행한 사진을 지우고

기념일에 받은 편지를 버리고

그 사람 옷이나 물건을 치운다고해서

사랑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스며드는 것이다.

내가 그 사람에게

그 사람이 나에게


그래서 그 사람처럼 말하고

그 사람처럼 웃고

그 사람처럼 생각하고

그 사람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두 개의 영혼이 서로에 깃드는 것.


"나는 당신을 기억하지 않아요, 당신은 그냥 나한테 스며들었어요.나는 당신처럼 웃고, 당신처럼 울고, 당신 냄새를 풍겨요.당신 손길은 그대로 내 육체에 새겨져 있어요. 당신을 잊을 수는 있겠지만,내 몸에서 당신을 몰아낼 수 는 없어요.한 번도 날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없지만 나는 알아요.당신도 날 사랑한다는 걸..."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기억이 돌아온 '수진'이 남편에게 남긴 편지 중에서)







사진: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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