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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Jun 30. 2017

'나만의 당' 만들어 볼까요?

우주당의 <나만의 당 DIY  가이드> 안내

지난 겨울, 광장에 휘날리던 깃발들, 기억하시나요? 특정 정당이나 기존에 있던 모임의 상징으로서의 깃발이 아니라 내 생각이나 내 센스를 표현하면서 촛불 물결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하나의 행동으로서의 깃발. 


그 깃발들, 모두 안녕하신가요?
<아무깃발대잔치>에 참여한 아무깃발들(사진출처 : 트위터 '아무깃발 대잔치' @flag_8rang)


'민주 묘총', '고려청자 애호가 모임', '화분 안죽이기 실천 시민 연합' 등 광장에 선 깃발들은 광장에 재미를 불어 넣었을 뿐만 아니라, 깃발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관심도나 공감도를 체크해볼 수 있게도 했습니다. '나도 고양이 좋아하는데!' '나도 화분 못 키우는 사람인데!'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요. 


거대한 정치적 아젠다 아래 촛불이 시작되었지만, 촛불 안에서 시민들은 각자의 재미를 찾고, 일상의 정치와 나의 정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깃발 하나하나가 당(黨)이 될 수 있을까?


깃발들로 인해 광장이 더 뜨겁고 재미있어졌던 그 겨울을 지나, 우리는 새 대통령을 맞이했습니다. 내 자리로 돌아와 오랫동안 흐트러져 있었던 일상을 회복하는 중에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우리는 광장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의 정치를 하고 있는 중일까요? 일상의 정치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각자의 관심사가 곧 정치적 주제가 되고, 그 관심사에서 촉발된 다양한 정책과 의견들이 논의되는 사회. 누구나 자기의 필요를 말할 수 있고, 그것에 관심있는 동료를 만나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회. 일상의 정치가 실현되었을 때 상상해 볼 수 있는 사회의 모습 아닐까요? 이런 사회는, 어쩌면 광장의 '아무깃발 대잔치'에서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만들어 보아요! 나만의 당, 마음대로 DIY!!!

거대한 담론이 아닌 나의 관심사를 깃발로 만들고, 이것을 흔들 때 손을 들어 공감을 표하는 사람들을 깃발 아래 모아서, 함께 걷는 것. '민주묘총'이 고양이와 공존하는 인간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화분 안죽이기 실천연합'이 화분에 물 줄 시간도 없이 일하는 청년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상상. 해볼만 하지 않나요? 


이건 상상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일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일어나고 있지요.


나만의 당, 만들어볼까요?
밥 아저씨처럼 '참 쉽죠?'라고 물을 수는 없지만 '어려워도 함께 해요'라고 말하고 싶네요. 


우주당은 각자의 깃발 아래 모인 시민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누구든지 해볼 수 있는 '나만의 당 만들기 DIY 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이 가이드는 내가 가진 이슈로 당을 어떻게 만들지, 당이 운영되기 위해 어떤 논의들이 있어야 할지를 제시합니다. 


▶︎ 나만의 당만들기 DIY 가이드 : https://wouldyouparty.gitbooks.io/party_guide/content/


우리가 함께 풀고 싶은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당의 이름과 당헌/당규를 정해보세요. 우리가 논의 하는 바로 그것이 당헌이 되고, 당규가 됩니다. 올빼미족들의 권익을 위해 모인 어떤 당에서는 '우리는 아침 일찍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가 당을 운영하는 규칙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요? 모임의 규칙을 만들면서 우리의 목표가 올바르게 실현될 수 있는 방법과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참 쉽죠?'라고 함부로 물을 수는 없는 일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어려워도 함께 해요'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우주당 빠띠나 슬랙에서 가이드에 대해 질문해 주세요. 또는 contact@wouldyouparty.org 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코멘트로 가이드가 점점 더 단단하게 발전되어 갈 것입니다.


광장에서 한 번 해보지 뭐!


혼자 시작하기에 막막하신 분들, 또는 아이디어가 있는데 더 많은 아이디어를 만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7월 8일 토요일 오후 4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작당 모의'를 해봐요. 당일에 행사에 참석하시면 평소 생각하던 이슈나 의제로 나만의, 또 우리만의 정당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작당 신청하기 : zakdang.kr


혹시 누가 아나요? 이 날 깃발을 들고 함께 걸어갈 동료를 만나 걷기를 시작할 수도 있고, 걷던 중에 우리와 함께 더 큰 작당을 벌일 수 있는 다른 깃발들을 만날 수도 있을지!


뜨거운 여름, 광장에서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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