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당의 <나만의 당 DIY 가이드> 안내
지난 겨울, 광장에 휘날리던 깃발들, 기억하시나요? 특정 정당이나 기존에 있던 모임의 상징으로서의 깃발이 아니라 내 생각이나 내 센스를 표현하면서 촛불 물결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하나의 행동으로서의 깃발.
그 깃발들, 모두 안녕하신가요?
'민주 묘총', '고려청자 애호가 모임', '화분 안죽이기 실천 시민 연합' 등 광장에 선 깃발들은 광장에 재미를 불어 넣었을 뿐만 아니라, 깃발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의 관심도나 공감도를 체크해볼 수 있게도 했습니다. '나도 고양이 좋아하는데!' '나도 화분 못 키우는 사람인데!'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하면서요.
거대한 정치적 아젠다 아래 촛불이 시작되었지만, 촛불 안에서 시민들은 각자의 재미를 찾고, 일상의 정치와 나의 정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깃발 하나하나가 당(黨)이 될 수 있을까?
깃발들로 인해 광장이 더 뜨겁고 재미있어졌던 그 겨울을 지나, 우리는 새 대통령을 맞이했습니다. 내 자리로 돌아와 오랫동안 흐트러져 있었던 일상을 회복하는 중에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우리는 광장이 아닌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의 정치를 하고 있는 중일까요? 일상의 정치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각자의 관심사가 곧 정치적 주제가 되고, 그 관심사에서 촉발된 다양한 정책과 의견들이 논의되는 사회. 누구나 자기의 필요를 말할 수 있고, 그것에 관심있는 동료를 만나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회. 일상의 정치가 실현되었을 때 상상해 볼 수 있는 사회의 모습 아닐까요? 이런 사회는, 어쩌면 광장의 '아무깃발 대잔치'에서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거대한 담론이 아닌 나의 관심사를 깃발로 만들고, 이것을 흔들 때 손을 들어 공감을 표하는 사람들을 깃발 아래 모아서, 함께 걷는 것. '민주묘총'이 고양이와 공존하는 인간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화분 안죽이기 실천연합'이 화분에 물 줄 시간도 없이 일하는 청년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상상. 해볼만 하지 않나요?
이건 상상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일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일어나고 있지요.
나만의 당, 만들어볼까요?
우주당은 각자의 깃발 아래 모인 시민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누구든지 해볼 수 있는 '나만의 당 만들기 DIY 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이 가이드는 내가 가진 이슈로 당을 어떻게 만들지, 당이 운영되기 위해 어떤 논의들이 있어야 할지를 제시합니다.
▶︎ 나만의 당만들기 DIY 가이드 : https://wouldyouparty.gitbooks.io/party_guide/content/
우리가 함께 풀고 싶은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당의 이름과 당헌/당규를 정해보세요. 우리가 논의 하는 바로 그것이 당헌이 되고, 당규가 됩니다. 올빼미족들의 권익을 위해 모인 어떤 당에서는 '우리는 아침 일찍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가 당을 운영하는 규칙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지요? 모임의 규칙을 만들면서 우리의 목표가 올바르게 실현될 수 있는 방법과 서로를 존중하는 방법을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참 쉽죠?'라고 함부로 물을 수는 없는 일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어려워도 함께 해요'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언제든지 우주당 빠띠나 슬랙에서 가이드에 대해 질문해 주세요. 또는 contact@wouldyouparty.org 로 메일을 보내주세요. 여러분의 코멘트로 가이드가 점점 더 단단하게 발전되어 갈 것입니다.
광장에서 한 번 해보지 뭐!
혼자 시작하기에 막막하신 분들, 또는 아이디어가 있는데 더 많은 아이디어를 만나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7월 8일 토요일 오후 4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작당 모의'를 해봐요. 당일에 행사에 참석하시면 평소 생각하던 이슈나 의제로 나만의, 또 우리만의 정당을 만들 수 있습니다.
▶︎ 작당 신청하기 : zakdang.kr
혹시 누가 아나요? 이 날 깃발을 들고 함께 걸어갈 동료를 만나 걷기를 시작할 수도 있고, 걷던 중에 우리와 함께 더 큰 작당을 벌일 수 있는 다른 깃발들을 만날 수도 있을지!
뜨거운 여름, 광장에서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