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함도, 쓴 내도 모두 그 사람의 발자취
향기(香氣) 있는 사람이 좋다.
향수 얘기가 아니다.
각자 독특하게 풍기는 향기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그 사람이 가진 내공으로부터 느껴지는 향기가 있고, 잔잔히 보여주는 이해와 배려심이랄까? 그런 태도에서 풍겨 나오는 향기도 있다. 살아온 발자취와 경험치에서 우러나오는 향기, 본 적은 없지만 주변 사람들의 평가만으로도 느껴지는 향기.. 종류는 제각각이지만, 그런 향기들 말이다. 다만 그 향기가 항상 싱그럽고 감미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의 향기는 퀴퀴해서 코가 찡그려지기도 하고, 때로는 악취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어떤 식이든 향기 있는 사람이 좋다.
단내든 쓴내든, 향기든 악취든 간에 그 자체가 그 사람의 인간적 면모를 드러내는 것이기에 그러하다. 세계에서 가장 큰 꽃인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시체 썩는 냄새 같은 악취로 유명하지만, 그 악취로 인해 찾아오는 파리를 통해 수분을 하고, 그런 방식을 통해 자신의 종 유지를 함과 동시에 생태계에서 나름의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달콤한 향기도 오래 맡다 보면 덤덤해지고 무뎌져서 그 달콤함을 잊어버리게 되기도 하고, 퀴퀴한 악취 또한 언제부턴지 모르게 참을 수 있을 만큼 익숙해지거나 언젠가 향기롭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니.
가장 꺼려지는 사람은 바로 아무런 향기도 내뿜지 않는 사람이다.
학식이나 지식이 많아도, 멋지고 예뻐 보여도, 능력 있고 가진 게 많아도, 별다른 향기를 느낄 수 없는 사람도 있다.
한마디로 매력이 없다는 말이다.
뭐, 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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