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꽃처럼 살아야만 할지
짜증 나는 일 잔뜩이고, 세상 고민만 깊어가는 요즘..
이럼 안되는데, 주화입마의 기운이 느껴진다.
똑같은 고난과 역경을 겪었을 때, 왜 어떤 사람은 그 아픔에서 영영 헤어 나오지 못하고 왜 어떤 사람은 이를 극복하고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걸까.
- 민들레 성향, 난초 성향.. 의 유전자 특성. 특정 유전자의 구조, 길이에 따라 환경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다는 것.
이 유전자가 짧은 - 난초형 -의 사람들은 고난과 역경, 극심한 스트레스 환경에 처했을 때 우울증에 걸리고 그 증상이 더 심해지며 여기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한다.
그렇지 않은 - 민들레형 -의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일상성을 회복하여 다시 삶을 살아간다. 즉 이들은 자신의 환경과 상관없이 어디에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난초는 다른 식물을 지지 구조물로 삼아 자라는 착생식물로 특정 온도·습도·빛을 필요로 해 돌보기 힘들다는 평을 듣는다. 이에 비해 민들레는 강인하고 적응력이 좋아 온갖 토양과 조건에서도 잘 자란다. 단단한 땅도 뚫고 나와 혹독한 환경에서도 생존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민들레형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반면, 난초형인 경우는 잠재력을 발휘할 때까지 각별한 돌봄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
말하자면 민들레형은 어디에서나 솟아나는 강인한 잡초 같은데 비해 난초형은 꼭 맞는 환경을 요하는 섬세한 꽃 같다. 민들레형은 어떤 고난도 감당해 내지만, 난초형은 피어나는 데 알맞은 조건을 두루 갖춰주지 않으면 시들거나 말라죽는다.
오랜 기간 우리는 통상적으로 고난과 역경, 깊은 슬픔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사람들을 높게 평가한다.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경우 안타까워하긴 하지만, 잠재적으로 그 사람 자신의 정신력과 의지가 박약함을 염두에 두곤 한다.
하지만.. 전자의 사람이 더 민감하고 생존하는데 보다 안정적인 환경을 필요로 하긴 하지만, 반대로 이들이 적절한 보살핌이나 일반적이고 안정적인 평범한 환경에 있었다면 난초형 인간들은 단지 양호한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민들레형 인간보다 훨씬 월등한 성취 능력을 보인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적절한 훈련이 주어진다면 난초형 인간은 사실상 더 탁월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실제로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사실은 가열차게 투쟁해 온 민들레형 사람들이 아니라, 운 좋게 안정적인 환경이 주어졌던 이들, 난초형 인간이 아닐까?
여하튼, 이러한 발견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분류해 왔던 우울증 같은 증세들을 재정의하게 해 준다.
나는.. 난초일까, 민들레일까?
* 사회학자 Dave Dobbs의 인간분류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