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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방학 Oct 02. 2019

오돌뼈

우리 가족들은 오돌뼈를 먹는다. 나만 빼고.

 



오돌뼈는 삼겹살 같은 고기에 달린 동그랗고 하얀 자갈 같은 뼈다. 씹으면 오도독 소리가 난다고 해서 우리 집에서는 오돌뼈라고 불렀다. 나는 고기를 먹을   부위를 발라내고 먹었다. 그러면  타박을 받았다.

 



성격이 별나서 그렇다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성격이 별난   사실이었지만, 고기에 붙은 뼈를 씹어먹지 않는  그거랑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서야, 오돌뼈를  먹는 사람이 다수라는  알았다. 우리 가족은 알았을까.



 

우리 가족이  먹는  내가 먹지 못하는 음식으로 회가 있다. 동네가 바닷가인 데다, 모두 회를 좋아해서 특별한 날이면, 우리 가족은 회를 먹으러 갔다. 나는 그곳에서 혼자 회를  먹었다. 매운탕을 먹거나  어릴 때는 전복죽을 먹었다.  그릇에 이만 오천 원이었나 많이 비쌌다. 전복죽을 시켜주면서 우리 가족은  별난 애야, 라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엄마는 종종 내가 회를  먹어서 키가  컸다고 했다. 대학생이  때까지 나는 정말 그런  알았다. 그래서 가끔 억지로 오징어  같은 것도  속에 욱여넣고 씹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물컹하고 흐물거리는 식감이 느껴지면 몸에 소름이 돋아 삼킬  없었다. 먹던 오징어 회를 뱉고 나면 자괴감이 느껴졌다. 나는 키가  크겠구나 생각했다.

 



희한하게 지금은 회를 먹는다. 참치회도 먹고, 광어회도 먹는다. 심지어 맛있다. 지금 먹는다고 키가 크진 않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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