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들은 오돌뼈를 먹는다. 나만 빼고.
오돌뼈는 삼겹살 같은 고기에 달린 동그랗고 하얀 자갈 같은 뼈다. 씹으면 오도독 소리가 난다고 해서 우리 집에서는 오돌뼈라고 불렀다. 나는 고기를 먹을 때 이 부위를 발라내고 먹었다. 그러면 늘 타박을 받았다.
성격이 별나서 그렇다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성격이 별난 건 사실이었지만, 고기에 붙은 뼈를 씹어먹지 않는 건 그거랑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올라와서야, 오돌뼈를 안 먹는 사람이 다수라는 걸 알았다. 우리 가족은 알았을까.
우리 가족이 잘 먹는 데 내가 먹지 못하는 음식으로 회가 있다. 동네가 바닷가인 데다, 모두 회를 좋아해서 특별한 날이면, 우리 가족은 회를 먹으러 갔다. 나는 그곳에서 혼자 회를 안 먹었다. 매운탕을 먹거나 더 어릴 때는 전복죽을 먹었다. 한 그릇에 이만 오천 원이었나 많이 비쌌다. 전복죽을 시켜주면서 우리 가족은 참 별난 애야, 라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엄마는 종종 내가 회를 안 먹어서 키가 안 컸다고 했다. 대학생이 될 때까지 나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래서 가끔 억지로 오징어 회 같은 것도 입 속에 욱여넣고 씹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물컹하고 흐물거리는 식감이 느껴지면 몸에 소름이 돋아 삼킬 수 없었다. 먹던 오징어 회를 뱉고 나면 자괴감이 느껴졌다. 나는 키가 못 크겠구나 생각했다.
희한하게 지금은 회를 먹는다. 참치회도 먹고, 광어회도 먹는다. 심지어 맛있다. 지금 먹는다고 키가 크진 않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