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루틴 4 - 완성
Main Story
나의 하루를 인생 전체의 목적지를 대변하는 근거로 마련하기 위해 만들자는 나의 야심 찬 목표는 이제야 비로소 실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름대로 차근차근 몇 주동안이나 하나의 요소를 집요하게 뜯어보고 실행해야 하는 이유를 찾아내며 실패하더라도 다시 돌아와야 할 근거들을 마련해 왔다. 결국은 하루를 온전하게 살아내는 것을 성공했다. 그것을 유지하는 일만이 남았다.
불현듯이 파도가 떠밀듯이 갑작스레 찾아오는 도파민적인 이야기들에만 치중하여 살아냈던 삶은 몸과 마음을 실제로 망쳐왔기에 간절히 바라온 소망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은 내가 쏟아내었던 간절함과 눈물들이 아프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나를 사랑하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하고, 싸워온 순간들이 오히려 자랑스럽다. 나를 지켜낼 스스로의 목소리가 생긴 것이 너무 대견하고 감정과 이성이 분리되어 싸워왔지만 그 모두가 나고, 아프게 하는 목소리는 다정하게 바꿀 수 있었다. 아직도 방심하면 타인의 목소리에 의해 나의 목소리도 똑같이 아픈 말로 나갈 때도 있지만, 이제는 거리를 두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그들의 결핍이 담긴 목소리가 나의 목소리가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깨달으며 다시 나의 과제를 풀어내기 위한 생각들에 집중한다.
애초에 목표가 나의 정체성을 다시 잃게 되는 아픔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함이고, 과거의 내가 주는 메시지가 그 어떤 사람의 메시지보다 더 신뢰가 가는 말들이었기에 나의 실행이 없는 글들을 작성하면서까지 이 여정을 마치고 싶지 않았다. 눈물과 아픔을 견디는 와중에 생기는 희망들을 망상에만 두도록 하는 날들을 없애고 싶었다. 그래서, 완성이라는 말을 아껴왔다. 그 부담감과 책임감을 꽈악 껴안고 있기에 더 무거웠다.
나의 글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야심 찬 목표와 관련하여 이성의 목소리로 그게 가능하겠냐고 묻는 말들에 저항하는 스스로의 목소리가 생긴 날부터 루틴의 완성을 기다려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끝이 속상했다. 이제는 진짜로 변수에 대항할 수 있을까? 내 삶의 과제가 진짜 이걸로 해결이 될까? 하는 의심도 존재한다. 그러나, 그를 풀어낼만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는 설렘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 힘이 사라지는 순간을 또다시 상상한다. 그게 싫어서 나의 하루를 평온히 쌓는 것에 다시 집중한다.
내면적 성장을 분명히 이뤄냈다는 게 글을 통해서 보이는데, 외면적 보상에서의 만족이 안 되는 것을 보면 앞으로 세상에 보여주고,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는 뜻이니 기쁘다. 이렇게 그동안 달려왔던 시간들을 쳐다보며 다시 도약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또 다른 무기력으로 찾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강제적으로 떠밀린다는 감각 아래에서 회복이 필요할 때는 아니기에 자유롭게 떠오를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시공간으로 몸과 마음을 던져 뛰어들 준비가 온전히 되어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 완주를 도와준 독자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 사랑을 지켜봐 주고, 좋아해 줘서 행복했다. 한 명이라도 이 글을 읽어주었기에 의미 없는 일기장 속 혼잣말에 그치지 않아 줄 수 있게 만들어주어서 다시 세상에 닿고 싶어지는 마음을 만들어줘서 정말 행복했다고 전하고 싶다.
왜 이렇게 세상의 글들은 똑똑한 자들의 고압적인 딱딱한 언어로 쓰여있어서 지루하기만 할까 불만이 많았는데, 완주 후에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 언어가 아니면 독자가 자신이 걸어왔던 길의 감정에 걸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에 대한 책임과 죄책감이 무섭다는 생각을 했기에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니, 자신의 모험을 무사히 해낸 자의 언어로 별 일 아니라는 듯이 정복해 낸 자신을 보며 완주하길 응원하는 것이다. 나의 언어가 그것보다는 조금 재밌지만 힘이 되는 언어로 들렸기를 바라며 모두의 모험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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