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청춘을 구매한 적이 없습니다.
만약 그것이 어떤 약속이었다면, 저는 그런 약속을 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값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도, 그럴 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청춘이라는 단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뒤에는 참 많은 단어들이 따라오곤 합니다. 사랑, 그리움, 어쩌면 후회, 그리고 어렴풋한 아픔 같은 것들. 사람들은 청춘이라는 그 반짝이는 순간을 지나는 대가로, 그 모든 감정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그 눈부시다는 아름다움을 아직 제대로 만나보지도 못했는데, 어째서 세상은 제게 먼저 아픔이라는 값을 요구하는 걸까요.
오늘, 당신은 내게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며 수줍게 타오르던 당신의 낯얼굴.
나는 오늘 당신의 모습을 보지 말았어야 합니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설렘으로 상기된 뺨, 부재중인 연락을 초조히 기다리며 쉴 새 없이 액정을 매만지던 그
손끝.
그 모든 따뜻한 기척이 저를 향한 것이 아님을 알기에, 저는 또 한 번 '아픔'과 '쓸쓸함'이라는 이름으로 청춘의 값을 치르고 말았습니다.
조금은 위태롭던 제 세상에서 기댈 수 있는 기둥은 당신이었습니다. 저도 당신에게 그런 존재이길 바랐는데, 이렇게 훌쩍 마음이 떠나가 버리면 저는 어떡해야 하나요. 제 시선이 가는 곳엔 늘 당신이 있었고, 그 모습을 보며 힘겨운 날들을 버텨왔는데 하지만 당신의 눈은 끝내 나를 비껴 다른 풍경을 향하고 있었군요.
모든 순간이 진심이었던 나와, 다른 곳을 향해 진심을 쏟아내던 당신. 이 어긋남 속에서, 이미 값을 치러버린 제 청춘은 이제 누가 돌봐주나요.
저는 아직, 청춘을 구매할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