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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Aug 01. 2019

행복을 찾는 이야기

게임이 즐거운 이유 1-1 

 나는 게임을 참 좋아한다. 얼마나 좋아했느냐면 어릴 때 도깨비보다 더 무서워하던 아버지한테 혼날 것을 뻔히 알면서도 동네 형들이나 친구들을 따라 혹은 혼자서 오락실에 들어가 게임 하는 것을 자주 구경하거나 했고, 어쩌다 100원짜리 동전이 생기면 오락실로 뛰어 들어가 좋아하던 게임을 했었으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오락실 게임은 대전 게임 중에 '더블 드래곤'이라는 게임이었다.

특별히 이 게임이 기억나는 이유는 이 게임에 푹 빠져 있던 초등학생이었던 내게 인상깊은 기억을 심어준 이름모를 누나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동전이 생겨 여느 때처럼 신나서 오락실로 달려가 더블 드래곤 게임기 앞에 앉아 게임을 시작한 초등학생 옆에 어린 아이보다 한참 큰 누나가 앉더니 대전을 신청해왔다.(대전 게임 특성상 게임에 진 사람은 게임 오버를 맞이하게 된다.) 당연히 나는 잔뜩 긴장을 했고, 세상 어느 때보다도 게임에 집중을 한채 이름모를 누나와 대전을 치루었는데 생각보다 누나의 실력은 좋지 않아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었다. 누나는 재차 동전을 넣고 다시 대전을 신청해왔고, 누나의 실력을 대강 파악한 아이는 2판 승부 중 1판을 이기고 1판을 일부러 져주기도 하며 여유와 아이 나름의 배려를 해주기도 했다. (그래도 동전은 한 개도 남아있지 않았기에 승부에서 져주지는 않았다.) 그렇게 3게임 정도를 더 하고는 그 누나가 자리에서 일어나 환하게 웃으며 "이야, 너 정말 게임 잘하는구나? 이거 줄테니까 재밌게 놀다가, 안녕~!"하고 말하며 동전 여러 개를 내게 주고 떠나갔다. 나는 예상못한 누나의 반응과 뜻밖의 호의에 당황했지만 그래도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는 빼먹지 않았다. 그 뒤로도 한참을 오락실에서 게임을 즐기다 집으로 돌아간 나는 생각했다. 보통은 대전 게임에서 지면 상대방의 실력에 감탄하기 보다는 약이 올라 화내는 경우가 많았다. 정말 운이 없는 날에는 이름 모를 형한테 얻어맞는 날도 있을 정도였으니까. 당장 나만해도 게임에서 지면 화를 내지는 않더라도 속상한 감정이 가장 먼저 올라와 시무룩해지기 일쑤였다. 100원짜리 동전 하나가 그 때는 내게 귀했고, 대전 게임에서 진다는 의미는 게임 오버이며 더 이상 게임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된다는 의미였으니까.(게임 구경도 재밌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게임을 하는 것만은 훨씬 못했다.)

그런데 그 누나는 게임에 졌는데도 화내거나 속상해하지 않고 도리어 밝게 웃으며 나를 칭찬해주었고, 심지어 처음 보는 아이에게 동전까지(무척 귀한) 주고 갔다. 이것이 내게 경험해보지 못했던 특별한 일이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게임은 정말 재미있고, 즐거운 것이다. 특히 게임의 즐거움은 누군가와 함께 할 때 배가 된다. 혼자하는 게임보다 함께 하는 게임이 훨씬 더 즐겁고 재미가 더해진다. 그것이 설령 대전 게임이라서 지게 되더라도 말이다. 게임에서 지면 그리고 돈이 없어 좋아하는 게임을 더 이상 할 수 없어서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기에 시무룩해져서 집으로 돌아가던 아이는 그 뒤로 친구들과 함께 오락실에 가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되었고, 동전이 없더라도 친구들이 게임을 하는 모습을 구경하며 함께 웃고 떠들며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집에가서 오락실에서 놀다온 것을 들키면 혼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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