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린 고추

by jaee

혼자 콩나물국밥을 먹고 산책하다 매운 향이 나서 보니 내외가 말린 고추를 닦아 자루에 담고 계신다

이제 어린애 키 만한 자루는 방앗간에 가서 가루로 곱게 빻아져 오겠지

어릴 땐 이맘때 할머니 집이나 이모들 집에 가면 집 앞 바닥이란 바닥은 죄 고추라 조심조심 돗자리 가장자리를 따라 걸으며 그 맵싹한 냄새에 몸서리를 쳤는데 지금은 그 비슷한 것만 봐도 눈이 벌써 붉다

떠나온 것 잃은 것 좁아진 것 잊은 것 사라진 것

효선이네 집 앞까지 와서 그네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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