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것이 '관용'으로 가는 첫걸음
김태령 과장은 서운함을 털어놨다. “임금 체불한 사업주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아서, 진정을 낸 노동자의 요청으로 그 집에 같이 간 적이 있다. 그런데 집 앞에서 진정인이 이러더라. ‘사업주는 회사 문 닫고 시골로 도망가 연락이 끊겼다. 아내는 몸져누워있고, 고등학생인 아들이 엄마 병간호하면서 둘이 지내는데 나는 도저히 안쓰러워서 못 들어가겠으니 당신이 혼자 들어가서 월급 좀 받아달라.’ 현실은 이렇게 명확한 선악 구도로 굴러가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무조건 사업주에게 강한 철퇴를 내리지 않으면 일을 잘 못하는 것으로 호도되는 경우가 많다.
- 한겨레 신문 4월 26일 자 <‘조장풍’ 아니지만…“체불임금 받아주는 우린 근로감독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