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뒷모습이 눈에 걸렸다.
부디 얼굴은 평범하시길 기도 했건만…
홍차 담긴 본차이나 찻잔에 그려진 게
장미 넝쿨이던가 어지러이 급하게 마음에 담았더니
가슴은 눈보다 한참 더 설렜다.
미친 바다보다 푹신한 안락의자가 좋은
뒷심 잃은 뱃사람 앞에 나타나더니
뱃머리를 돌려, 뭍이 아니라 바다로 향하게
당신은 배를 타야지 안락의자에서 배를 키우면 안 돼요… 한다.
안에만 있어서 아내인가?
안에서 내 속옷과 애 옷을 개키고
바닥 숨은 먼지 찾아내는 달인으로
웃고, 울고 딱 거기만 있는 게 미안하다.
밖이라면 어디 로라도 날아갈 수 있는 종달새처럼
나 아니면 작은 깃 여며 하늘로 향해 발 동동 굴러서
햇빛에 눈부신 빙그레 미소만 보일 말괄량이 소녀인데.
내 안의 아내는
사랑의 횡포이고, 같이 지낸 시간의 관성이라며
붙잡아 두고 싶은 못난 바깥사람의 조용한 여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