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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ORESQUE Apr 10. 2020

코로나 시대를 사는 법
스다 마사키와 호시노 겐의 예

암흑같은 시절에 사람은 인터넷 브라우저라는 나머지 반쪽의 하늘을 연다.


방구석 시절이니까. 고작 잠을 설쳤던 날들의 이야기. 잠에 들기까지 20~30분 남짓이었지만, 아마도 2년 전 스다의 라디오는 조금 과장해 삶의 반전이었다. 한국의 라디오에선 들을 수 없는 솔직함,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에 몇 번이나 귀를 의심했고, 영화에선 그렇게나 우울하던 스다 마사키는 그곳에 없었다. 심야 01시에 시작해 두 시간쯤 흘러가는, 나이 스물 여섯의 천진난만함. 그렇게 20분은 한 시간이 되고, 2시간이 되고 방송이 끝나고도 자리를 뒤척이며 밤을 지새는 날들은 늘어나 내가 요즘 늦잠을 자는 이유 중 9할은 분명 이 라디오 때문이다. 중국의 한 도시에서 시작됐다는 바이러스는 이제는 여기에도 있고, 저기에도 있고, 그곳에도 있어, 내가 혼자가 아님을 이 지독한 시절은 이렇게나 고약하게 알려준다. 스다가 진행하는 라디오 '올 나이트 니폰'은 예전에 한 번 글을 쓴 적도 있지만, 캐치 프레이즈가 ' '당신이 춤추고 내가 노래할 때, 새로운 시대의 밤이 태어난다. 태양 대신 음악을, 파란 하늘 대신 꿈을. 프레쉬한 밤을 리드하는 올 나이트 니뽄.' 밤에 대한 혁명. 잠을 거부하는 젊음. 그런 하룻밤 저항에 계속 잠을 포기하곤 했다.

https://youtu.be/81NSQgsuHIQ

스다는 옷을 만들었다. 평소 옷을 좋아하는 걸로도 유명하지만 그가 공식적으로 처음으로 만든 옷은 '파쟈마'다. 이걸 입고 라디오를 듣자는 취지로, 심야 라디오를 들으면서도 패션을 신경쓰는 그의 잠옷 콘셉트는 '눈이 번쩍 뜨이는 파자마', '잠이 달아나는 파쟈마.' 그러고보면 지난 태풍 15호가 열도를 할퀴고 갔을 때, 지진이 일어나 모두가 웃음을 일었을 때, 스다의 라디오는 애도를 표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여전히 이편에서 함께 웃음을 나눴다. 아프다고 누워만 있으면 더 아프게 느껴질 때가 있는 것처럼, 문을 닫고 자숙을 하는 시대에 필요한 건, 이곳에서만 바라볼 수 있는 아침의 활기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호시노 겐은 '집에서 춤춰요(うちで踊ろう)'란 노래를 공개했고, mabanua는 드럼, 키보드, 베이스 등 네 개의 악기를 더해 리모트 콜라보레이션을, 미우라 타이치, 다니엘 비더 등, 이 릴레이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을 발명한 사람은 아마 꿈에도 생각치 못했겠지만, 코로나란 암흑같은 시절에 사람은 인터넷 브라우저라는 나머지 반쪽의 하늘을 연다. 내가 아닌 너가, 이렇게나 가깝게 느껴지는 시절도 아마 별로 없다. 스다의 파쟈마 브랜드 이름은 '나고리(名残)', 후세에 길이길이 남을 이름란 뜻이고, 최소한 지금은 아픔과 상처가 아닌, 밤에도 빛을 잃지 않았던 유일무이의, 전무후무한 우리의 봄과 같은 시절이 될 수 있다. 요즘같을 때에는 좀 호기를 부려도 된다. 참고로 '나고리' 파쟈마는 세금 포함 8900엔. 

아래는 '올 나이트 니폰'에 관한, 나의 2년 전 무렵의 기록

https://brunch.co.kr/@jaehyukjung/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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