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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 Jun 07. 2020

용기있게, 가볍게

글.그림 - 김성라 / 시 선정 - 박성우

창비크러버로 활동하면서 읽게 마음시툰을 보게 되었고 내게 있어 앞으로 하게 될 새 시작에 대한 마음가짐도 정리해보고 싶어서 글을 끄적여본다. 그동안과는 다른 이야기의 내용인데 책을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과 동시에 나도 초심이란 것에 대해 생각하면서 글을 들여다보았다. 


카페에서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나 혼자 있는 카페가 아니라면 내 의도와 상관없이 주변의 이야기들과 대화에 나 본연의 혼자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난 음악을 들으면서 글과 책을 접한다. 요즘은 클래식이나 피아노 연주곡을 듣는데 그러면 확실히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내가 아는 사람은 이 글을 보면 푸하하 하앙 웃을지도 모른다.)


창비 크러버 여름호 와 오늘의 책 용기 있게, 가볍게[마음시툰]



이번 책의 제목은 용기 있게, 가볍게[마음시툰] 이라는 제목이고 글.그림은 김성라 작가님이 시 선정은 박성우 시인님께서 해주셨다. 책 표지와 제목 무엇보다 시툰(만화)이 끝난 후 나오는 시 이런 구성들이 요즘 시라는 문학을 대중들에게 다르게 접근하려는 많은 노고가 묻어났다는 생각과 무겁다!라는 느낌을 과감히 가볍다!로 바꿔주시는 김성라 작가님의 그림체와 글들이 내게 편안함을 자연스럽게 묻혀주셨고 그런 책을 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다.



김성라 작가님 과 남지은 시인님(왼)                                 박성우 시인님(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은 많았지만 단순했다. 편안하고 내용에 집중됐다. 글 읽는 작업은 사실 어떤 이에겐 제일 쉬운 일이지만 어떤 이에겐 제일 힘든 일이 될 수도 있고 이 책엔 글이 많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내용이나 책이 주는 이야기들이 뻔하지 않았다. 



우린 편안함과 가벼움 속에서도 자신을 위한 책과의 대화를 꾸준히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만 가볍게 책 한 권과 조용한 공간, 커피 한 잔. 흘러나오는 노래, 등등 주위에서 이런 순간을 무료함으로 외로움으로 느끼면 서도 나를 내가 위로해 주는 시간으로 만들어주는 최적의 환경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겠다.





김성라 작가님의 그림체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시 하나가 있다.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어 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 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 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책 내용에서 주인공이 만화부 과제를 하는 도중에 하는 말이 있었다.

"시선을 끄는 건 아름다운 사람이지만 종이 위에 남는 건 평범한 사람, 독특한 사람, 푹 꺼진 눈의 무료한 사람. 그중에서 조금 더 애정이 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캐릭터로 만든다."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 보이고 싶은 건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무엇을 하며 보낼지. 똑같은 사람은 없는데 모두 하나같이 몇몇의 사람과 똑같아지려고 하는 것 같고 나 역시도 그래 왔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내가 앞으로 무엇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걸어 나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용기 있게 가볍게


질투는 삶에 필요하고 내 힘이 질투가 잠깐 될 수는 있지만 내 소중한 시간을 할애하면서 노력해서 이뤄내려는 내 목표가 기준이 내가 먼저가 아니라 남이 먼저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과 함께 리뷰를 여기서 끝낸다.


우리 모두 2020년 파이팅이다.

용기 있고 가볍게 하루를 지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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