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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가 뭔가요?

Job Description입니다.

by jaycoach

*2022년 9월 수정버전입니다. 계속해서 조회수가 늘어나는데 2019년 버전은 없어진 링크를 포함하고 있어서 몇 개의 오자도 고치고 최근 버전으로 수정했습니다! :)




좀 다른 얘깁니다만, 혹시 길을 걷다가 이상형을 만나본 적 있으십니까? 그 이상형에게 나와 만나 보지 않겠냐고 묻고, 긍정의 답을 받아 본 적 있으십니까? 아마 도를 믿느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을 쳐다보는 표정으로 지금 이 글을 읽으시겠죠?


요즘 JD를 읽다 보면 '하늘에서 내려준 배필을 찾습니다'로 읽힐 때가 있습니다.


JD는 Job Description입니다.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서 JD을 작성해 본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보통은 JD가 뭔가요? 하고 되물음이 옵니다. JD는 Job Description입니다. 그래서 JD는 어떻게 쓰나요?


우선 다시 하나를 더 묻겠습니다. JD는 채용 담당자가 써야 할까요? 회사 대표가 써야 할까요? 실무 담당자가 써야 할까요?


셋 다 쓸 수 있습니다. 지금 저에게 채용을 묻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 3가지 직무를 동시에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를 창업하고 채용과 실무를 직접 하는 CEO가 묻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실 그런 분들이 읽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쓰는 글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하면서, 아니 뭘 하든지 간에 페르소나를 만듭니다. JD 작성도 페르소나 작성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쉬울 듯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필요한 조건들을 갖추었으며 함께 일하고 싶은 매력과 인격을 갖춘 누군가로 말입니다. 그러다 보니 앞서 말한 것처럼 세상에 없는 이상형이 자꾸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입니다. 사람을 찾습니다. 마케팅의 A to Z를 다 해 본 사람이어야 하고 큰 조직 경험도 가지고 있지만 스타트업 경험도 있었으면 좋겠고, 주도적이고, 여러 부서와 커뮤니케이션을 잘해야 하며, 보고서도 잘 만들어야 하며, 강철 체력과 리더십도 있는 3~4년 차인, 마케터를 찾습니다. 이런 결과가 생깁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문제야?라고 물으신다면 이렇게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큰 조직의 경험을 가졌으면 하는 것은 업무 프로세스를 알고 있었으면 한다는 속내가 있습니다. 하나하나 다 가르쳐가면서 할 시간이 없으니까요. 마케팅의 A to Z를 다 해 본 3년 차가 있을까요? 마케팅의 A to Z가 도대체 뭐죠? 주도적이면서 여러 부서와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경우는 좀 많이 어렵습니다. 그것도 3년 차가 말이죠. 주도적인 사람들은 보통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보다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기 마련입니다.


하긴, 이렇게 따져대면 뭐든 시작도 못합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좋은, 더 적합한, 더 괜찮은 사람을 채용하기 위한 JD는 어떻게 써야 하는 걸까요?


우선 퇴사자가 발생해서 채용하는 것인지, 사람이 더 필요해서 뽑는 자리인지에 따라서 약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퇴사자가 발생한 경우라면 그 퇴사자가 하던 일을 정리해 봅니다. 보통 퇴사하기 전에 업무 매뉴얼은 남겨 달라고 한다거나 인수인계서를 작성해 달라고 하지만 퇴사 전이라 그렇게 꼼꼼하게 작성해 놓고 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채용담당자나 부서장이 작성해야 하는데 그렇게되면 담당자가 실제로 어떤 일을 했는지 정확하지 않을 경우가 있습니다. 코끼리뼈를 이어붙어 작성하다 보면 이 한 사람이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었구나 혹은 이 사람이 생각보다 적게 일하고 있었구나를 알게 될 겁니다. 그런데 보통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는 한 사람이 너무 많은 일을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부 업무 분장을 조금 바꾸고 새로운 사람이 왔을 때 해야 할 일을 정리합니다. 그럼 일단 담담 업무가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지금까지 하지 않고 있던 일이지만 새로운 사람이 오면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 부분을 추가로 작성합니다. 이 단계에서 우리의 JD는 또다시 이상형을 만들어 내게 됩니다. 새로운 사람이 온다는 것은 한 세계가 오는 것과 같은 일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JD를 보면 지원을 하려다가도 망설이게 됩니다. 내가 저 일을 혼자 다 해야 하는 것인가?


사업이 확장되어, 업무 범위가 넓어져서 새로운 사람을 찾는 경우는 더 어렵습니다. 필요하긴 한데, 막상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잘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체적이기보다는 추상적인 업무 내용이 적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하는 사람들은 JD에 적힌 일을 모두 해 본 사람이라기보다는 해 보고 싶은 사람이거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지원하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이력서 검토의 단계에서 혼란에 빠집니다. 연애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내가 원하는 사람은 나 말고 다른 사람을 원하고, 나 좋다는 사람은 내가 왠지 아깝습니다. 그중에 옥석을 가려내는 안목이 모두에게 있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JD는 조금은 구체적으로 적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필요한 사람은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다시 한번 정리해 봐야 합니다. 마케팅에서 온라인 마케팅을 경험해 본 사람이어야 하는지, 오프라인의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해 본 사람이어야 하는지. 기획만 한 사람이 필요한지 실행까지 해 본 사람이 필요한지. 온라인 마케팅이라면 유튜브에서 비용을 집행해 봤는지 안 해 봤는지, 대행사를 사용해서 일을 했는지 본인이 직접 했는지. 에디터를 찾는다면 글을 직접 써야 하는 에디터인지 기획을 하고 작가를 찾아야 하는 에디터인지.


최근 채용은 비즈니스 자체의 마케팅 툴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우리의 가치관은 무엇이고 그래서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이 모든 것이 다 보이는 게 채용의 JD입니다. 그래서 저는 JD는 사업계획서나 회사소개서만큼 잘 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을 들이는 만큼 채용은 더 빨리 진행됩니다. 일단 뽑아봐 하고 사람을 찾다가는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더 많은 실패를 하게 됩니다.


2022년 현재 확인해 보면 JD들이 어쩐지 모두 한 사람이 쓴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회사 소개만 다르지 내용은 비슷한 경우들이 많습니다. 스타트업들이 비슷한 시기에 회사를 시작하고 성장하는 속도에 따라 필요한 사람들은 비슷해서 그런듯 합니다. 그런 일을 한 사람은 없는데 그런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을 찾아야 할때, 비슷비슷한 JD와 비슷비슷한 이력서 사이에서 우리 회사에 잘 맞는 사람의 이력서는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조직문화 담당자 찾기 : https://brunch.co.kr/@jaelimyoon/74

JAYcoach : https://url.kr/dsb7j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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