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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민 Jul 11. 2022

행동의 중요함

[ 08. 더 프랙티스 ep.30/책]

*제 글은 첫 에피소드 부터 이어져 오는 시리즈입니다. 제 브런치로 오셔서 이전 에피소드를 이어서 읽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이 글들은 <퇴사까지 1년 반>(가제)의 초안입니다.



<더 프랙티스>를 읽을 때는 여름이었다. 2021년 여름에는 회사가 강남에서 서초로 이사를 했고 ‘하남 재활병원 현상’도 했다. 매해 마다 그랬듯 한여름은 무척이나 덥지만, 다행히도 나는 대부분 시간을 회사 에어컨 밑에서 보내고 있었다. 점심시간에 독서 모임을 하러 새로운 회사에도 있는 길 건너 투썸플레이스로 향할 때는 정말이지 강렬한 햇볕이 뜨겁게 나를 달구었다.


<더 프랙티스>는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마주친 책이다. 우연이라고 표현하기가 애매하지만, 서점에서 읽을만한 책을 뒤적거리다가 선택하게 되었다. 나는 겉표지처럼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낸 사람들의 비밀’이 궁금했다. 언제나 책 표지에 있는 캐치프레이즈는 책의 깊이와는 다르게 가볍게 사람을 끌어들인다. 저자인 세스 고딘은 마케팅 구루라고 불리는 아주 유명하지만 나는 당시 처음 듣는 이름의 인물이었다. 지금은 책을 다 읽었으니 그의 인사이트에 박수를 치지만, 책을 읽기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가 뮤지션이라고 믿을 정도로 잘 알지 못했다. 처음 읽게 된 계기와 다르게 책의 메시지는 굵직하게 하나였다. <더 프랙티스> 제목 그 자체가 메시지였다. 물론 여기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런데도 나는 책을 읽으면서 줄곧 ‘행동하자. 행동하자’라는 생각을 반복했다. 그럼 행동한다는 건 무엇을 의미할까?


나는 책을 읽을 당시에만 해도 행동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인스타그램 피드를 보면 ‘사람은 굉장히 나태해지는 때가 있는 것 같다’라거나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물론 처음 해본 아주 널널했던 ‘하남 재활병원 현상’ 때문이기도 했지만 나는 사이드 프로젝트도 설렁설렁하고 있었나 보다. 나는 하루에도 여러 가지 행동을, 몇몇 개는 꾸준히 하고 있었는데 정작 책이 주는 메시지에 나는 행동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분주히 준비해서 부랴부랴 회사에 출근해서 종일 도면을 그리고 저녁에는 야근하거나 친구를 만나 저녁을 같이 먹기 바빴는데 왜 정작 ‘행동하라’라는 메시지에는 고개를 들 수 없었을까? 나는 내 삶에 중요한 행동들은 안 하고 있지 않았나? 라는 설명밖에 머릿속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과연 일상에서 의미 있는 행동하고 있었을까?


계획한 것들도 있었고 생각하는 것도 많았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렇다고 아예 아무것도 안 한 것은 아니었다. 그 와중에도 사이드 프로젝트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포스팅이 되고 있었고, 나는 꾸준하게 독서 모임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어쩌면 이 시점 나에게 의미 있는 행동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나의 환경과 삶에 변화를 주기 위해 행동해야 하는 것임을 알았다. OO 건축을 다니면서 큰 변화를 만들지 못하면 결국 여기서 똑같은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되면 무엇을 해도 의미가 있지 않겠지 생각했다. ‘내채공’ 만기일이 되면 나는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그 다짐을 다져주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사실 <더 프랙티스>는 ‘꾸준히 행동하라’라고 말하고 있다. 책 표지에 나와 있던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낸 사람들의 비밀’은 꾸준히 행동하는 것에 있었다. 물론 이런 진짜 메시지에 대해서도 많은 영감과 자극을 받았지만, 퇴사에 있어 <더 프랙티스>란 책은 나에게 의미 있는 행동을 하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퇴사라는 건 꾸준히 할 수 없으니까 그 대신 꾸준히 퇴사, 일과 삶에 대해서 생각하고 결국에는 나에게 맞는 행동을 실행할 힘을 준 것이 맞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이 있고 그것이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라면 그걸 생각 안에서만 가두어 놓을 것이 아니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깨달았다. 웃기게도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낸 사람들의 비밀’은 나에게 행동하는 결단력과 용기라고 생각했다. 이게 <더 프랙티스>를 보면서 든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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