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민 Oct 24. 2022

월요일 아침, 메일 그리고 회신.

주간 회고록 : 2022년 10월 셋째 주

월요일 아침. 아침부터 할 일이 있었다. 나의 첫 책 <퇴사 사유서>를 독립서점에 입고—서점에 진열되어 판매될 수 있게—시키기 위하여 ‘입고 제안서’를 작성해야 했다. 이미 지난 금요일 밤에 지금까지 모은 ‘독립출판물 입고하는 법’을 바탕으로 입고 제안서 초안을 만들어 놓았다. 물론 제안서를 크게 수정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독립서점 여러 곳에 입고 문의 메일을 쓰기 전 한 번 체크해야 했다. 아침부터 바쁘다 바빠.


내가 사는 원룸 502호 창으로 맑은 하늘의 가을 햇볕이 따뜻하게 들어왔다. 이런 날에는 집에서 작업할 수 없다. 빠르게 점심을 먹고 나갈 준비를 했다. 카페에 가서 입고 문의 메일을 마저 완성할 작정이었다. 오늘은 우리 동네에 오픈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카페 ‘다복다복’을 가기로 한다. 이곳은 <퇴사 사유서>를 작업했던 공간고 집에서 가까운 곳이기도 하다. 햇빛이 충만한 날씨에 맞게 반팔을 입고 카페로 향했다.


집에서 나온 지 3분 30초도 되지 않아 도착한 카페 ‘다복다복’의 문을 열었다. 띠링—. 문에 달려있던 종이 울렸다. 사장님은 종소리에 나를 보시고 인사하셨다. 사장님 손에는 <퇴사 사유서>가 쥐어져 있었다. 부끄럽지만 몇 주전 전해드린 <퇴사 사유서>를 읽고 계셨나 보다.


“어서 오세요! 아니 오늘 추운데 반팔을 입고 오셨어요?”


“아, 네…. 오늘 따뜻한 줄 알고 반팔 입었는데 완전히 속았네요. 하하.”


사장님은 오늘의 날씨를 제대로 아셨는지 두꺼운 회색 맨투맨을 입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휑한 나의 팔을 보니 조금 민망한 마음이 들었다. 민망함을 모두 들키기 전에 한쪽에 자리를 잡고 커피를 주문했다. 추우니까 따뜻한 라떼로 부탁드렸다. 


몇 시간이 흘러 입고 문의 메일을 다 보내고 다른 작업도 다 마무리를 지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았지만 해는 많이 누워있었다. 이미 빈 라떼 잔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갈 때가 된 것 같다. 그렇게 카페를 나서는데 사장님이 배웅을 나와주셨다.


“책 재밌게 읽고 있어요. 회사 나오신 게 다행인것 같은데요?”


“아, 감사합니다. 회사 다닐 땐 진짜 힘들게 했던 것 같아요.”


“가끔 손님들이 책보고 궁금해하세요.”


“아, 안 그래도 오늘 독립서점 입고 문의한다고 바빴어요. 주변에서도 찾는 사람들이 있는데 독립서점에 입고하면 좋은 것 같아서요.”


사장님과 소소한 스몰 토크를 하고 집으로 향했다. 3분 30초도 되지 않아 집에 도착하자 핸드폰이 울렸다. 띠링—. 핸드폰 알림을 보니 어느 독립서점에서 입고를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일이 도착해있었다.


끝.

작가의 이전글 잊을만하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