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쓰고 싶은데 막상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할 때가 있습니다. 기사의 방향을 정해놓고 시작하고 싶은데, 머릿속 상황은 여의치 않습니다. 이것저것 뒤죽박죽 섞여 갈피를 잡지 못하니 골치만 지끈거립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쓰려고 하는 기사에 대한 취재가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취재가 제대로 되지 않았으니 이해도가 떨어지고 방향을 잡기 어려운 겁니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확신이 생길 때까지 보충 취재를 권합니다.
두 번째는 자신감이 없기 때문입니다. 글을 쓰다 삼천포로 빠지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괜히 잘못 쓰면 데스크에 혼날 것 같으니 스트레스만 쌓이고 한 줄도 쓰지 못하는 겁니다.
그럴 땐 일단 시작하고 봐야 합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일단 한 줄 써 놓고 봅니다. 첫 문장을 쓰면 다음 문장이 따라붙고, 다음 문장을 쓰면 또 다음 문장이 떠오를 테니까요. 그렇게 쓰다 보면 어느새 본문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입니다.
기사를 무리 없이 마쳤다면 다행이지만, 연신 막다른 길로 접어들거나 벽에 부딪히면 어떻게 할까요? 다시 쓰면 됩니다. 처음(리드)부터 써도 좋고, 일부 필요한 부분만 고치면 됩니다. 대신 그 속도는 시작도 못하고 망설였을 때보다 훨씬 빨라질 겁니다. 뇌가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발도 하지 않고 끙끙거려 봐야 머리만 아픕니다.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합니다. 등산하러 간 사람이 눈앞에 나타난 산을 보고 ‘언제 올라가나’ 땅이 꺼지도록 한숨만 쉬면 어떻게 될까요? 하늘에서 헬리콥터가 짠, 하고 나타나 태워줄까요? 아닙니다. 못 올라갑니다. 그냥 집에 가서 발 닦고 자야 합니다.
암만 높은 산이라도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는 법입니다.
암만 높은 산이라도 한 걸음 내딛는 순간,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드는 법입니다. 한 고개, 또 한 고개 넘고, 비탈길을 지나면 평지도 나오고 내리막도 나옵니다. 가다 못 가면 쉬었다 가도 됩니다. 그래야 비로소 하산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시작이 반이고,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하잖아요. 기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차 강조하지만, 첫 문장을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먼 산만 바라보고 포기할 게 아닙니다. 굳은 자신감을 끌어내 보세요.
막상 출발을 했어도, 가는 길이 힘들고 어렵다고 투덜대면 더 힘들어집니다. 조금만 가면 끝이 보이겠지, 하고 멈추지 마세요. 끈기와 자신감이 있으면 기사는 이미 반 이상 쓴 것과 다름없습니다.
사족: 밥을 지으려다 홀라당 김이 샜다면 '죽'이려니 하고 먹으면 됩니다. 하지만 기사는 그러면 안 됩니다. 기자는 '죽'을 밥이라고 차려놓아도 된다고 여길지 몰라도, 독자는 설익은 밥을 먹고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