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밥이 될지언정 아닌 건 아니라고 할 수 있는 용기

기자와 언론이 ‘예스맨’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by 류재민

어떤 일을 하면서 100% 완벽이란 없습니다. 좋은 뜻으로 시작했어도 추진 과정에서 일이 잘못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민(시민) 세금이 들어가는 정책이나 사업은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바로 언론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도 하지만, 국민 혈세가 드는 일에 부정이 개입하지 않는지 살피는 것도 게을리해선 안 됩니다.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세워 추진하려는 일에는 눈에 불을 켜고 들여다봐야 합니다.


공무원들은 혈세가 들어가는 일이 ‘국민을 위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물론 취지는 그렇습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아무리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고 해도 금쪽같은 내 돈이 공무원 호주머니로 들어가거나, 업자들 잇속 채우는데 쓰는 걸 순순히 허락할 국민이 있을까요?

한쪽만 봐선 안 됩니다. 옆에서도 보고, 앞뒤, 위아래 모두 살펴봐야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곧 ‘취재’입니다. 취재를 해 본 결과 국민을 위해 정말 필요하다고 확인되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부작용이나 불법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 마땅히 지적하고 비판해야 합니다.

그래야 계획을 수정하거나 보완하고,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거나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예스(Yes)’만 할 게 아니라 ‘노(No)’를 외칠 용기가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비단 국가 정책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위정자(정치인)에 대한 감시도 철저해야 합니다.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뽑아줬더니 하라는 일은 않고 엉뚱한 짓을 저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기자와 언론이 그들과 유착해 단물을 얻어먹으면서, 닥홍(닥치고 홍보)에 열을 올립니다. 그러다 무슨 일이 터지면 아무 책임이 없다는 듯 어물쩍 넘어가는 때가 많습니다. 국민이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기자는 잘못한 일을 알고도 눈 감아선 안 됩니다. 논리와 근거 없이 감정에 치우친 기사를 써서도 안 됩니다. 팩트체크는 기본입니다. 여러 경우의 수를 따져보고, 현명한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다른 기자들은 다 좋게 쓰는데, 왜 너만 그러냐’는 공격과 오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설령 1%라도 다수의 피해가 우려된다면 비판과 지적을 주저해선 안 됩니다.


겁쟁이 기자가 많은 나라는 발전할 수 없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내 가족과 친구, 동료와 이웃에게 돌아옵니다. 모난 돌처럼 정을 맞더라도, 공익을 위한 일이고 길이라면 ‘고발’을 멈춰선 안 됩니다.

기자가 정체성을 갖고 가치와 철학을 지킨다면, 반드시 독자와 국민의 응원과 지지를 받을 것입니다.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건 군인만이 아닙니다. 칼보다 강한 게 '펜'이라고 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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