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개 소녀상과 디지털 성폭력 세계 1위 나라

아픈 역사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by 류재민

120개가 넘는 소녀상이 설치된 나라. 그럼에도 디지털 성폭력은 세계 1위인 나라. 2021년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아픈 역사는 반복되지 않아야 합니다.


현대를 사는 젊은이들은 치욕스러운 삶을 산 자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미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3.1절이나 광복절마다 등장하는 위안부(정신대) 이야기에 우리는 얼마나 치를 떨며 분노하고 있습니까.


작년 국회 의원회관에 설치한 소녀상 옆을 지나다가.

얼마 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정의기억연대의 국고 보조금 횡령 의혹. 그 사태를 기점으로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활동가와 단체 이미지가 위축된 건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장면은 수요 집회시위 현장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위안부 강제연행 근거 없다’ ‘소녀상 철거’ ‘수요집회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든 맞불 집회가 열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8월 13일 방송된 KBS시사직격 프로그램 중에서.


고(故) 김학순 할머니. 30년 전, 자신의 피해와 함께 위안부 존재를 공개적으로 세상에 알렸습니다. 열여섯, 열일곱 나이에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가거나, 돈을 벌게 해 준다는 사탕발림에 속아 고통의 나날을 보내야 했던 소녀들.

‘살아있는 증거’가 뻔히 있음에도 “강제 동원은 없었다”라고 부정하며 발뺌하는 일본 정부. 일본 극우 단체가 하는 주장을 고스란히 떠들며 집회를 벌이는 시위자들은 어느 나라 국민입니까.


오늘은 김학순 할머니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증언을 기념하기 위한 '기림의 날'입니다. 2017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지 네 번째를 맞이했습니다.

“아동 청소년이 성범죄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생각합니다.”
-고나현 아동보호협회장

북녘 아이들의 일상을 담은 ‘압록강 아이들’ 사진전이 충남 일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디트뉴스24>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야심 차게 준비한 행사인데요. 지난 11~12일 충남도청을 시작으로 공주 아트고마센터(13~14일), 충남도청 문예회관(15일)에서 진행됩니다.


지난 2008년부터 북한과 중국 접경지역을 10년 넘게 취재해 온 조천현 작가의 작품(100여 점)입니다.

북녘의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압록강 아이들' 사진전이 지난 11일부터 광복절(15일)까지 충남 일원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녹색나무 제공.

조 작가는 "아이들의 표정엔 정치와 이념이 갈라놓은 ‘분단의 아픔’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사진 속 아이들은 모두 천진무구한 얼굴에 평화롭고 행복한 표정들입니다.


작가는 또 “이번 사진전을 통해 우리 기성세대가 남과 북의 아이들이 함께 뛰어놀 수 있는 미래를 앞당겨야 한다는 공감대를 넓혀가길 바란다”라고 했습니다.


35년 식민통치에서 벗어났지만, 독립국가로 기쁨을 몇 년 누려보지 못한 채, 70년 가까이 분단국가인 한반도. 조선의 소녀들이, 남과 북의 아이들이, 착취당하지 않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살기를 바랍니다.


2000년 12월. 일본군 성노예 전범 여성국제법정이 열렸습니다. 법적 구속력은 없는 일본 시민단체가 연 재판인데요. 남과 북의 검사들은 당시 일본의 국왕이었던 히로히토를 기소했습니다. 그리고 재판 마지막 날 판사는 이렇게 판결했습니다. “일본 국왕 히로히토에게 유죄를 선고한다.”


일제강점기 무분별한 송진 수탈로 상처 난 충남 태안군 안면도 소나무(안면송). 아픈 과거의 흔적은 오늘도 우리의 가슴을 후벼 파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땅속 깊숙이 박힌 뿌리가 살아있는 한 우리는 그날의, 그곳의, 그들의 만행을 잊지 않을 겁니다. 내일은 제76주년 광복절입니다.

일제강점기 당시 송진 채취가 이뤄졌던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소나무 모습입니다. 태안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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