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란 무엇인가

42년 전 광주, 끝나지 않은 이야기

by 류재민

주말이면 저는 가족과 함께 집 근처에 나가 휴식을 취하곤 합니다. 그런데 곤란한 때가 많습니다. 왜냐고요? 딸은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지만, 아들은 ‘집돌이’기 때문입니다. “나가기 싫으면 넌 혼자 집이나 보고 있어”라고 하면 아들이 좋아할까요? 그러기에는 그 역시 이미 질풍노도의 10대 청소년입니다.


아들 의견을 존중해야 뼈를 추리 심통이 나지 않습니다. 또 그래야 '가정'이라는 공동체가 굴러갈 수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합의했습니다. 주말이나 휴일 중 하루는 집에서 쉬고, 하루는 밖에 나가는 것으로. 가정에서도 원칙과 합의가 필요하고, 상대의 의사를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집안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곧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와 사회도 그렇습니다. 국민들의 의견과 의사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통행식이라면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 겁니다. 국민을 국가에 절대 복종하는 '객체'로 여겨 인권을 착취하고, 업신여긴다면 어떤 국민이 가만히 있을까요. 가마니도 아니고.


오늘은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지 42주년 되는 날입니다. 그날의 저항과 투쟁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요. 이 순간에도 1980년 5월의 광주와 비슷한 일을 겪고 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와 인구가 비슷한 미얀마입니다. 그곳은 현재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은 1년 3개월째 군부 세력에 맞서고 있는데요. 군부의 총에 맞아 숨진 국민이 지난 11일까지 17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경제와 민생이 온전할 리 없겠죠. 외국인 투자도 이루어지지 않고, 공장 문을 닫는 곳도 여러 곳이라고 합니다. 공장이 문을 닫으니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고요. 그래서 미얀마 국민들은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홍콩의 상황도 미얀마와 비슷합니다. 언젠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미얀마와 홍콩의 거리 집회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걸 접하고 가슴이 뜨거워졌던 기억이 납니다. 부디 시민들의 저항과 투쟁이 승리하길 바랍니다.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도움도 필요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역에서 열린 제42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앞서 민주항쟁 묘역 탑에서 분향한 뒤 묵념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광주 민주 묘역을 찾아 기념사를 했는데요.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월 정신이 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세계 속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두 나라에 자유와 인권의 물결이 스며들어 온전한 민주주의가 자리잡기를 기원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끝나지 않은 그날의 진상 규명이 필요합니다. 당시 책임자들은 42년이 지난 오늘까지 여전히 침묵과 회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헬기 사격과 처참했던 살육의 진상이 낱낱이 밝혀지고, 희생자 유해발굴, 유가족에 대한 보상과 배상, 명예 회복 등 밀린 숙제가 많습니다.


1980년 광주 시민들이 끝까지 저항했던 옛 전남도청 건물에는 모두 535개의 상처가 남아 있습니다. 총탄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들입니다. 오늘(16일) 처음 사람들에게 공개됐는데, 탄두 역시 기존 10개에 추가로 2개가 더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발포를 지시한 책임자들에게선 아무 말도 들을 수가 없습니다. 2022년 5월 16일 KBS <5.18 42주년, 아직도 침묵하는 신군부> 보도 중

오늘 기념식에는 대통령과 국무위원, 여야 국회의원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했습니다.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아직 우리에게 ‘새날’은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흔들리지 말아야겠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하여.

*상단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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