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란 무엇인가

총성 있는 전쟁이나, 총성 없는 전쟁이나

by 류재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00일이 지났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닥공'했다. 10만 대군을 이끌고 우크라이나와 전면전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전쟁이 길어질 것이란 예측은 없었다.


러시아 공격에 쉽게 무너질 거라던 우크라이나가 결사 항전으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양국은 전쟁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첫 전사자 시신을 교환했다. 각각 160명의 전사 장병 시신 교환이 이루어졌다.


폭탄 떨어지고 총알 빗발치는 전쟁터에선 장병들만 목숨을 잃는 게 아니다. 전쟁은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양민의 무고한 학살과 희생을 동반하고, 난민과 고아를 양산한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일 룩셈부르크 의회에서 러시아 침공 후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국민이 적어도 1만 4천 명 숨졌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는 지난 3월 군인 1,300여 명이 숨지고, 부상자는 3,800여 명이라고 발표한 이후 더 이상 희생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러시아군 사망자를 1만 5천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한 독재자의 망상에 가까운 야욕과 정치 논리에 고통을 받는 건 죄 없는 국민들입니다. 이들은 언제까지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에 떨어야 할까요?

러시아는 이번 전쟁과 관련해 입맛에 맞지 않는 발언과 보도를 하는 정치인과 언론에 통제와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한 러시아 정치인은 SNS에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마리우폴 사진을 올렸다가 기소됐고, 일부 러시아 주민은 러시아군이 파괴한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병원 관련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가 기소됐습니다. 한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 국가근위대 소속 군인 11명이 우크라이나 참전을 거부한 것은 만취한 지휘관과 부족한 음식, 열악한 전쟁 준비와 관련이 있다는 글을 쓴 이후 구치소에 수감됐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3개월 전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르면서 '전쟁'이라는 단어 사용을 금지하는 등 전쟁에 대한 언급이나 비판, 전황 소개를 자유롭게 할 수 없도록 법을 만들었습니다. 2022년 6월 4일, SBS <뉴욕타임스 “러시아, 전쟁 반대하는 언론인 등 무더기 기소”> 중

한 독재자의 망상에 가까운 야욕과 정치 논리에 고통을 받는 건 죄 없는 양 국민이다. 이들은 언제까지 전쟁의 공포와 두려움에 떨며 지내야 할까?


우리나라도 전쟁의 상흔이 깊은 나라이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갈라진 한반도는 올해로 분단 72년을 맞는다. 또 내일(6일)은 제67회 현충일이다. 5월이 가정의 달이라면, 6월은 호국 보훈의 달인 셈. (저는 어쩌다 현충일을 기념한다고 아산 현충사를 간 것일까요?)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그저 ‘황금연휴’일지 모르겠다. 어디로 놀러 갈까 궁리하며 태극기를 다는 일은 관심 밖인 '휴일'.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맘 편히 전국 각지로 놀러 다닐 수 있고, 해외도 나갈 수 있으니. 갈 때 가더라도 사이렌이 울리고 묵념하는 단 몇 초라도 ‘그날, 그들’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우리는 아직도 분단국가이다. 북한은 오늘도 미사일을 8발이나 발사했다. 새 정부 들어 3번째이고, 올해 들어서만 18번째 무력시위다. 지난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응 사격이 늦었다는 국회 국방위원 지적에 당시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렇게 대답했다. “실전은 스타크래프트가 아닙니다.”


‘소리 없는 전쟁’이라는 선거가 끝났다. 올해 상반기에만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굵직한 전쟁이 두 번이나 발발했다. 집권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대선에도 지고 지방선거에는 완패했다. 러시아 10만 대군보다 강력한 힘을 가졌음에도 ‘오만함’에 자멸했다. 거북이를 우습게 본 우화 속 토끼였다.


전쟁에 지면 잃는 것도 많다. 땅도 잃고, 인구도 잃고, 자원도 잃는다. 그래도 ‘폭망’하지 않았다면, 반전의 기회는 충분하다. 확실히 쇄신하고, 조직을 튼튼히 세운다면, 당의 재건은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질 테니.


더불어민주당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이 2일 국회에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총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누구 때문에 졌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네, 다투다 보면 재건의 속도는 늦어질 수밖에 없다. 아니, 아예 다시 일어서지 못할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골리앗’ 러시아에 결사 항전 각오로 맞서는 ‘다윗’ 같은 우크라이나를 보며 얻을 교훈이 분명 있을 것이다. 부디, 그 교훈을 일찍 깨우치길 바란다.


국민의힘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재건에 성공한 케이스다. 그렇다고 여유 부리거나 긴장을 늦출 겨를이 없다. 오만한 권력은 독선에 빠지기 쉽고, 독선에 빠진 권력은 민중의 심판에 ‘한 방에 훅’ 가는 수가 있으니까. 눈 동그랗게 뜨고 봤지 않은가. ‘권불십년, 화무십일홍’이라고 했다.


옛 소련의 최고 권력자 ‘스탈린’(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 스탈린, 1878년 12월 18일~1953년 3월 5일)을 잘 아실 겁니다. 재임 기간이 무려 30년인데요. 그는 레닌 사후 권력을 장악한 뒤 대숙청을 벌여 정적과 반대자를 제거한 독재자로 유명합니다. 스탈린이 남긴 전쟁 관련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무적의 군대란 존재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결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상단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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