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출근 시간을 피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 KTX는 더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천안아산역에서 용산역까지는 약 40분이 걸립니다. 여기서 국회를 가려면 수도권 1호선 전철을 타고 노량진역에서 내려 9호선으로 갈아타야 합니다. 러시아워가 막 끝났지만, 전철 안에는 승객들이 꽤 있었습니다. 20여분에 걸쳐 국회의사당 역에 도착했습니다.
정문 앞에는 마스크 착용 안내 표지판이 붙어 있고, 주변에는 경찰 병력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습니다. 출입기자증을 목에 걸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외부인 출입을 강화해서인지 경내 인파는 뜸했습니다. 평소 북적였던 의원회관 앞에도 사람들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국회의원 보좌진도 순차적 재택근무를 하는 까닭에 회관 앞은 휴일처럼 한산했습니다.
1층 휴게공간 의자와 소파 등 시설물은 모두 치워졌고, 카페도 포장만 가능합니다.
출입증이 없는 외부인은 1층 안내데스크에서 인적사항을 작성해야 합니다.
2충 기자실 중앙 로비에 간이 기사 작성 공간도 밀집도 완화 필요성에 사용 제한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국회는 지난 27일부터 3일간 폐쇄했습니다. 출입기자 중 한 명이 지난 26일 오후 코로나 19 확진 판명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해당 기자는 더불어민주당 회의를 취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 지도부 모두 검사를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요. 상임위원회 회의도 모두 중단됐습니다. ‘정치’가 멈췄습니다.
저는 지난주 휴가였습니다. 코로나 재 확산에 어딜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집콕’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재택근무를 권하고 있지만, 오늘은 가야 했습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한 첫 주의 시작이고, 다시 문을 연 국회 기자실 분위기도 봐야 했으니까요.
국회 기자실은 ‘소통관’이라고 불리는 건물 안에 있는데요. 올해 초까지 본관 더부살이를 마치고 지난 3월 신축 건물로 독립했습니다. 1층은 안내데스크와 휴게 공간, 식당 등 편의시설이 있고, 2층에는 기자회견장과 기자실이 위치해 있습니다.
‘코로나 셧 다운(폐쇄)’ 이후 1층 안내데스크 앞에서 외부인은 출입자 명단을 적어야 했습니다. 발열체크는 기본이고요. 휴게 공간 내에 있던 소파와 의자, 책상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카페도 포장만가능했습니다.
2층 기자실로 올라갔습니다. 기자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국회나 언론사 대부분 기자들의 안전을 고려해 재택근무를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나와 있는 기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는데요. 기자실에 들어오자마자 마스크를 벗었던 일주일 전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종군기자'가 따로 없습니다.
출입기자의 코로나 확진이 국회 폐쇄 원인을 제공했다는 자격지심 탓인지, 내색은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위축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2층 기자실 중앙 로비에 있는 간이 기사 작성 공간에도 대부분 사용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평소 외부 방문객과 국회의원, 보좌진들로 북적였던 의원회관도 한산한 모습입니다.
9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본회의장에 설치된 칸막이입니다. 제공=국회 사무처
점심시간, 건물 1층 구내식당으로 갔습니다. 카드 결제로 메뉴를 선택한 뒤 입구에 설치된 소독시설을 지나야 입장이 가능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투명 칸막이가 거리두기를 독려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소통관 밖으로 나왔습니다. 폭염이었습니다. 멀리는 못 가고, 건물 주변을 잠시 걷다 들어왔습니다. 이번 주 9월 임시국회가 시작합니다. 국회 사무처는 코로나 예방을 위해 본회의장과 상임위원회 회의장에 칸막이를 설치했습니다.
코로나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몰고 왔습니다. 국회도 오늘부터 공식 업무를 재개했지만, 불안은 여전합니다. 정은경 중앙 방역대책본부장이 어제(28일) 브리핑에서 한 말이 뇌리를 맴돕니다. “코로나 19 시대에 연대하는 방법은 모두가 흩어지는 것이며 사람 간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