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트럼프!

선거 조작 주장에 떠오른 3년 전 국회 연설 취재기

by 류재민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끄럽습니다. 투표는 끝났지만,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우편투표 영향으로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역사상 대선 다음 날까지 대통령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한 건 20년 만에 처음이라는 소식입니다.


우리나라 뉴스 채널도 종일 미국 대선 개표 상황과 전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청와대 역시 한반도 안보와 외교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도전자도 아닌, 현직 대통령이 선거조작을 주장하는 건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전문가들 역시 바이든이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이 될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1월 미국 대통령으로는 25년 만에 대한민국 국회에서 연설하는 모습입니다.

3년 전 오늘이 떠오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했는데요. 국회에서 연설도 했습니다. 취재기자는 선착순 50명을 뽑았는데요. 천안에서 KTX 첫 차를 타고 가도 시간이 빠듯해 보여 전날 밤 서울역 근처 모텔에서 묵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5시에 일어나 택시를 타고 국회로 달렸습니다. 기자실에서 취재 신청서를 출력한 다음 국회 미디어담당관실에 도착하니 6시 10분이 조금 넘었습니다. 1시간이 지났을 무렵, 미디어담당관실 복도는 취재 비표를 받으려는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오전 9시, 저는 첫 번째로 취재 신청서를 내고 비표를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연설을 취재 중인 내외신 기자들과 주한 외교사절단 모습입니다. 저도 역사의 현장에서 취재했습니다.

왜 그리 사서 고생을 했냐고요?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오겠나 싶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연설을 한 건 1993년 7월 빌 클린턴 대통령 이후 24년 4개월 만이었습니다. 국회 출입기자로서 현장에 있고 싶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25년 만에 대한민국 민의의 전당에 선 미국 대통령 연설을 현장에서 취재했습니다. 현장 분위기와 연설을 독자들에게 생동감 있게 전달했습니다. 그날의 경험은 제 기자생활 동안, 아니 평생을 두고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할 겁니다.


미국은 민주주의 모범국가로 불리는데요. 이유가 무엇일까요? 지난 230년간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대선에 진 후보는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했죠. 현직 대통령이라면 국민들을 분열이 아닌, 화합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그것이 강대국 지도자로서 자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반대로 해왔습니다. 선거가 끝난 지금도 변명과 궤변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비단 남의 나라 얘기로만 치부해선 안 될 일입니다. 우리도 2년 후면 새로운 대통령을 뽑아야 하니까요.


공교롭게도 오늘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대선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가 2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을 중심으로 지난 대선 결과의 정당성에 강한 태클을 걸 것으로 보입니다.


정정당당한 승부와 결과에 승복하는 정치를 배울 시간입니다.
3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에서 한 연설이 오늘따라 새롭습니다.
“변명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힘의 시대다.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늘 강력해야 한다.” 굿바이, 트럼프!

오늘은 제58주년 ‘소방의 날’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소방관들 노고에 감사를 표하면서 ‘세미콜론’의 <Love Hearts(소방관들을 위한 노래)> 띄워드립니다.

*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azDCUw3b3_8


*상단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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