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도 않고, 기사도 잘 쓰고 싶어

몸이든 글이든 건강하려면 근육을 키워라

by 류재민

20대 후반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리가 저리고 걷기조차 힘들어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는 아직 젊으니 수술보다 운동을 권했습니다. 허리 근육을 키우면 통증이 줄어들고, 신경을 누르고 있는 디스크가 원상복구 되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당시는 막 기자생활을 시작했던 터라 물리적‧심리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틈틈이 걷기와 수영을 하며 통증을 줄여갔습니다. 하지만 몇 년 주기로 허리 통증은 재발했습니다.


지난해 여름 유독 증상이 심해 대학병원에 가서 CT를 찍었는데요. 신경을 누르고 있던 디스크가 시간이 지나면서 석회가 됐다고 합니다. 딱딱한 돌처럼 굳는 현상이라는데요. 원상복구 가능성은 없고, 수술이나 시술을 하지 않으면 평생 통증을 달고 살아야 한다더군요.


저는 허리 수술에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디스크 수술을 3번이나 하셨거든요. 그런데 여전히 허리를 제대로 못 쓰십니다. 항상 다리가 저리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더러 “가급적이면 허리에 칼 대지 마라, 버틸 때까지 버텨라”라고 조언합니다.


헬스장을 찾아 6개월가량 개인 강습(PT)을 받았습니다. 허리 근육을 키우니 통증은 다시 잦아들었고, 몸도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터진 코로나 사태에 열 달 넘도록 운동을 못했습니다. 빵빵했던 허리 근육은 풍선 바람 빠지듯 빠져나갔습니다. 근육이 빠져나간 자리에 허리 통증이 찾아왔습니다.

빠진 근육 채우기 위한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허리가 아프니 오래 앉아 있기도, 기사를 쓰기도 무척 힘들더라고요. 허리가 아프나, 코로나에 걸리나 둘 다 참기 힘든 고통이라면, 일단 살고 보자는 식으로 운동을 하러 갔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하며 몸을 움직였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요. 이제는 좀 살만 합니다.


글이나 기사를 쓸 때도 근육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건강한 글이 나옵니다. 글쓰기 근육은 어떻게 길러야 하냐고요? 간단합니다. 일단 ‘읽기’입니다. 책이든 신문이든 많이 읽으세요. 저는 항상 가방에 소설이든, 잡지든, 수필집이든, 인문‧교양서든 책 한 권씩 넣고 다닙니다.


출퇴근 KTX 안에서 읽고, 점심식사 후 짬을 내서도 읽습니다. 신문은 기자실 앞에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기자들이야 기사 쓰는 게 일이지만, 읽기를 게을리하면 기사에 힘이 떨어집니다. 기자의 제1공부법은 ‘독서’입니다.


다음은 ‘쓰기’입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입니다. 읽기만 하고 쓰지 않으면 근육이 안 생깁니다. 운동을 할 때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야 효과가 배가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단문으로 쓰는 겁니다. 문장이 길면 문맥이 맞지 않거나 표현이 어색해질 확률이 높거든요. 짧게 쓰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초등학생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는 기사를 써라.” 새내기 기자 시절, 편집국장께서 입버릇처럼 한 말씀입니다. 짧게 쓰고, 말하듯이 써야 독자들이 읽기 쉽습니다.


저 같은 경우 길을 걷다가, 버스를 타고 가다가, 밥을 먹다가, 잠을 자려고 누웠다가 괜찮은 어휘나 문장이 떠오르면 바로 휴대폰을 꺼냅니다. 메모장에 재빨리 적습니다.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저장을 해놓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글이나 기사를 쓸 때 요긴하게 활용합니다.

많이 읽고, 많이 써 버릇하면 글이나 기사를 쓰는 근육이 발달합니다.
그게 바로 '실력'입니다.

연필은 내 밥벌이의 도구다. 글자는 나의 실핏줄이다. 연필을 쥐고 글을 쓸 때 나는 내 연필이 구석기 사내의 주먹도끼, 대장장이의 망치, 뱃사공의 노를 닮기를 바란다. 지우개 가루가 책상 위에 눈처럼 쌓이면 내 하루는 다 지나갔다. 밤에는 글을 쓰지 말자. 밤에는 밤을 맞자. <연필로 쓰기, 김훈>
하루 30분 정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수첩에 글을 쓴다고 생각해보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매주 엿새를 그렇게 하면 180분, 세 시간이 된다. 한 달이면 열두 시간이다. 1년이면 150시간이 넘는다. 이렇게 3년을 하면 초등학생 수준에서 대학생 수준으로 글 솜씨가 좋아진다. 나는 그렇게 해서 글쓰기 근육을 길렀다.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많이 안 써봐서 두렵기도 하다. 자주 해보지 않은 일은 누구에게나 두렵다.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있으면 막연한 불안감이 느껴진다. 잘 쓰려하지 않고 그냥 쓰면 된다.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 자주 쓰면 된다. 자주 쓰다 보면 괜찮은 글을 쓰게 되고 자신감도 생긴다. 글쓰기 근육이 붙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많이 쓰면 누군가가 읽는다. 그때까지 쓴다는 마음으로 밀어붙여 보라. <나는 말하듯이 쓴다, 강원국>

대신 꾸준히 해야 합니다.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자신감을 가지세요. 그래야 좋은 몸과 글(기사)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도 건강하세요.


오늘은 ‘2NE1’이 부릅니다. 내가 제일 잘 나가(I AM THE BEST)

영상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j7_lSP8Vc3o

상단 이미지 출처: 픽사 베이(Pixa 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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