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
최근 식생활에 변화가 있었다.
변화의 첫 번째 트리거는 "생각보다 더 많이 드셔야 할 겁니다."라는 의사의 채소섭취 권고였다. 생각보다 더 많이 챙겨먹으려 며칠 노력했는데 인생이 바뀔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 40년 괴롭히던 장의 문제가 단박에 해결이 되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정희원 저)라는 책이었다.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식단에 변화를 줬는데 몸이 반응하고 있다. 꽤 만족스럽다.
그래서 요즘 아침 메뉴는 샐러드(야채, 호두, 올리브유, 발사믹식초)와 삶은 달걀 한 개 그리고 커피 한잔이다. (커피를 다시 마시는 이유는 다음에 써볼 생각이다.) 점심에는 주로 밖에서 먹을 일이 많아서 일반식을 먹되, 흰쌀밥을 먹을 경우에는 절반 가량만 먹는다.
저녁은 먹을 때도 있고 먹지 않을 때도 있다.
일찍 귀가하여 저녁을 먹을 경우에는 책에 나온 대로 '단백질과 섬유소가 풍부한' 잡곡밥(렌틸콩+귀리+현미+백미)을 먹는다. 늦은 귀가로 저녁을 먹지 않는 경우에는 식물성 단백질과 올리브유 그리고 MCT오일을 따뜻한 물에 타서 마신다. 이것도 책에 나온 레시피인데 방탄커피와 비슷한 효과를 내며 속에 부담을 주지 않아 거의 비움의 상태로 숙면에 들기 딱 좋다.
밀가루와 당류는 90% 이상 끊어낸 것 같다.
책에서는 밀가루와 당분으로 인한 '혈당변화'가 식욕을 자극한다고 지적한다. 신기하게도 탄수화물과 당분을 절제하니 배고픔이 정말 많이 사라졌다. 효과를 체감해서인지 요즘엔 정제 탄수화물과 당류가 있는 음료나 과자, 빵, 라면, 피자와 같은 밀가루 음식에 관심이 사라졌다. (대신 입이 심심할 때 디카페인 커피를 즐긴다.)
최근 한 달여 동안 4킬로 이상 체중이 줄었다.
특별히 운동을 더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식습관 개선으로 '정상의 장'이란 것을 신기해하며 경험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몸이 가벼워지니까 마음이 맑아지고 생각도 명료해진 기분이다. 그래서 요즘에는 채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요즘에는 채소를 찌거나 삶는 요리들에 관심이 생겨 채식 레시피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세상에 지켜야 할 법이 없다면 자유로운 세상이 아닌 난장판이 될 것이다. 나의 삶에도 절제와 규율이 필요하다. 진정한 자유는 내가 건강하고, 마음이 즐거울 때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요즘 더 건강해진 몸을 경험하며 깨닫고 있다.
자동차와 집은 급(?)을 내리기 어렵다고 한다.
하물며 이렇게 좋아진 내 몸상태를 끌어내리고 싶지 않다. '어떻게 그렇게 먹고(그런 것도 안 먹고) 사냐'는 질문은 어리석다.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면 돼지가 될지언정 행복하다는 착각, 해로운 음식을 참는 것은 불행하다는 생각은 자기 최면에 불과하다.
몸은 거짓말을 못하기 때문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이제 슬슬 아침식사 준비를 하려는데, 와이프가 웬일로 일찍 일어났다. 씩 웃더니 더 잔다고 방에 들어간다. 오늘은 식사준비 같이 하려나 했더니 ㅎㅎ
아침준비해야겠다.